일본에서 유학을 하다 입국해 군 복무를 마쳤다는 송모(25)씨 역시 고민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비자를 발급받은 학생들은 자유롭게 입출국 할 수 있지만 이후 비자 발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송씨는 “제대 후 일본에 돌아가려고 했는데, 학교에 문의를 해보니 코로나19 때문에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에 한해서만 유학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2년제 학교 졸업 후 다른 대학 편입학을 목표로 준비를 해왔는데 계획이 모두 망쳐진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호주·일본 등 유학생 포함 입국 금지…입학 허가 받고도 출국 못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해외 유학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호주,일본 등 백신접종률이 낮은 국가들로 유학지를 선택한 경우 유학길이 언제 열릴지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 백신 접종을 한 유학 희망자들에 한해 유학 문턱을 낮출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지만, 현재 국내 백신 수급이 난항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호주와 일본의 경우 유학생들의 입국을 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두 국가의 한국 유학생은 지난해 기준 각각 1만3000여명, 1만8000여명 수준으로 해외 유학생의 16%가량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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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되도…백신접종 어려운 20대 유학생 고민은 여전
다만 호주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싱가포르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이른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을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학생과 관광객을 다시 유치하기 위한 조처다. 마이클 매코맥 호주 부총리는 “싱가포르 다음엔 한국이나 일본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학생들에겐 숨통이 트일 수 있는 소식이지만 이 모든 것의 전제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았을 경우’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현재 미국이 백신의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한 세 번째 접종 ‘부스터 샷’을 검토하면서 화이자 및 모더나에서 생산되는 백신 물량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백신 부작용 우려 탓에 20대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제한하고 있는 점도 대부분이 20대인 유학생들에겐 악재다.
김영곤 국립국제교육원장은 “유학생 입국을 막고 있는 나라들은 백신 접종이 확대되야 조금씩 유학생 입국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유학생들이 활로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호주,일본 등 백신 열등국의 유학을 계획하고 있던 학생들은 다른 국가로 선회하고 있다. 호주의 정책이 바뀔 때까지 기다리기로 결정한 학생들도 있다.
이모(28)씨는 “호주 유학을 준비하다가 입국 금지 조치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캐나다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며 “주변에도 호주 유학을 포기하고 캐나다나 영국으로 바꾸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유학원 관계자는 “호주의 입국 금지가 풀릴 것을 대비해 한국에서 비대면 수업을 들으면서 기다리는 학생들도 있다”며 “어차피 코로나19가 모두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획을 수정하기 보다는 보류 중인 학생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