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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저작권 침해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소된 포털사이트 ‘다음’의 운영업체 카카오가 대법원에서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받았다.
포털사이트 카페 등에 저작권 침해 게시물이 게시됐더라도 구체적인 게시물의 삭제 요구 등을 받지 못한 경우 포털 운영자에게 저작권 침해 게시물에 대한 불법 행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온라인 당구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손모씨가 다음 운영업체 카카오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 판결을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손씨는 2010년 8월 자신이 만든 당구 강좌 동영상 41편이 무단으로 다음의 동영상 이용 서비스 ‘티비팟’과 카페에 올려진 것을 확인하고 동영상이 올려진 카페 대표 주소 19개를 기재하는 등의 방법으로 게시 중단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다음에 네 차례 보냈다.
1심은 다음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반대로 손씨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다음의 책임을 70%로 인정할 수 있다며 다음이 손씨에게 2억8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손씨는 다음에 검색어를 통한 검색 등 저작권 침해 동영상을 찾는 방법을 상세히 알려줬고 이에 따르면 이 사건 동영상을 쉽게 검색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은 검색어 기반 필터링 기술(금칙어 설정을 통해 검색을 제한하는 기술) 등을 통해 동영상이 업로드되거나 검색, 재생되는 것을 막거나, 최소한 일정 주기로 해당 검색어로 검색되는 동영상을 삭제하는 기술적 조치를 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온라인 서비스제공자가 제공한 인터넷 게시공간에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이 게시됐다고 하더라도 구체적·개별적인 게시물의 삭제와 차단 요구를 받지 않아 게시물이 게시된 사정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했거나 기술적·경제적으로 게시물에 대한 관리·통제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온라인 서비스제공자에게 게시물을 삭제하고 차단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