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를 이끄는 마윈 회장이 지난 2월 국내 한 포럼에서 한 말이다. 관중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으레 한 말이 아니었다. 실제로 알리바바 고위경영진의 37%는 여성이다. 전체 직원의 49%도 여성이니 남녀비율이 거의 반반인 셈이다. 그는 “기업이 사용자 친화적이고 여성들의 사랑을 받으려면 이 마법의 요소(여성)를 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넉 달도 더 지나 갑자기 마 회장의 그 한마디가 생각난 이유가 있다.
지난 16일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서울 용산구에 지은 신사옥 준공식을 했다. 신사옥 곳곳엔 여성 임직원을 생각한 시설을 마련했다.
산부인과 기초 진료도 받을 수 있는 사내병원부터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공간, 여성 전용 라운지와 수유실 등을 갖췄다. 여성들에게 인기인 요가나 필라테스를 배울 수 있는 피트니스 센터도 있다.
시설뿐만 아니라 여성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이나 여성을 위한 사회공헌활동까지 나열하면 끝이 없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 중 여성이 66.8%를 차지하는, 말 그대로 ‘여초 기업’이다. 여성임원도 78명(비상근 제외) 중 14명으로 17.9%에 달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600대 기업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10%에 불과하다. 여성도 출산을 하거나 육아휴직을 하면 퇴사압박을 받기 일쑤다.
결국 여성을 배려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보장하는 기업이 여성도, 남성도 근무하기 좋은 기업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는 단순히 생색내기용이 아니라 투자가 된다.
지난 2012년부터 가족친화기업을 인증하기 시작한 여성가족부는 인증 기업의 생산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직원이 가정에 충실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 직장 내 생산성이 증가하는 등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
아모레퍼시픽은 여성 소비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화장품 시장에서 국내 업계 1위다. 마 회장의 말이 다시금 떠오르는 대목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의 여성 고용률은 국제경제협력기구 OECD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매일같이 출산율 저하, 경단녀(경력단절여성) 문제, 직장 내 성범죄 같은 소식이 들려온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여성친화·가족친화적인 문화를 가진 기업이 소비자들의 마음도 잡을 수 있다. 여성은 성공의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