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41.49포인트(0.42%) 하락한 9732.53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88포인트(0.37%) 내린 2101.36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3.34포인트(0.32%) 떨어진 1027.37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중국 제조업지표 둔화 소식에 이어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예상 밖으로 증가하자 장 초반부터 매도세가 집중됐다.
고용지표의 악화는 주식시장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지표인 노동부 고용보고서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불안감을 더욱 높였다.
이어 발표된 주택지표와 제조업지표는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켰다. 5월 잠정주택판매는 세제 혜택 종료 여파로 30% 급감했고, 6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올 들어 최저로 떨어졌다.
중국에 이어 미국의 경제지표가 모두 부진하게 발표되자 투자자들은 글로벌 더블딥을 우려했다. 다우 지수는 장 중 130포인트 정도 떨어지기도 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스페인의 5개 지방정부 신용등급을 강등했다고 밝힌 점도 유럽발 위기 우려를 다시 부각시키며 악재로 작용했다.
또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6월 판매가 전년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도 경제 회복세 지연에 대한 불안감을 심어줬다.
다만 오전의 낙폭이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오후 들어서는 저가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로 인해 주요 지수는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가운데 7개를 제외한 23개가 모두 하락했다.
경제 회복세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며 금융주가 일제히 급락세를 나타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44%, JP모간은 1.45%,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0.55% 각각 빠졌다.
이날 금융주가 하락한 데는 하원이 금융개혁법안을 통과시킨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다만 씨티그룹은 재무부가 주식 11억주를 추가 매각했다는 소식에 0.53% 올랐다.
글로벌 성장세 위축으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에 원자재주와 에너지주도 내림세를 보였다. 알코아는 0.10%, 엑슨모빌과 셰브론은 각각 0.81%, 0.56% 내렸다.
기술주 부진도 이어졌다. 인텔은 1.13%, IBM은 0.74%, 휴렛팩커드(HP)는 0.90% 각각 하락했다. 반면 아마존은 전자책 킨들의 새 모델을 출시한 효과로 1.47% 올랐다.
◇ 제조업마저 부진..더블딥 공포 엄습
느리지만 꾸준한 회복세를 나타내던 미국 경제에 더블딥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고용, 주택, 소비에 이어 그동안 회복세를 주도하던 제조업마저 주춤해지며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미국 제조업 경기가 3개월 동안의 빠른 확장세를 마무리하고 지난달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인해 해외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제조업 지표의 부진은 앞서 발표된 중국 제조업 지표 악화와 맞물리며 더블딥 우려를 더욱 높였다.
중국 물류구매연합회(CELP)가 발표하는 6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대비 1.8포인트 하락한 52.1을 기록하며 전문가 예상치 53.2를 밑돌았다. 뒤이어 발표된 HSBC의 PMI 지수도 2.3포인트 하락한 50.4에 발표됐다.
◇ 고용·주택지표도 부진 이어가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들도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주춤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며 주식시장에 주요 악재가 됐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6월26일 마감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전주 대비 1만3000건 증가한 47만2000건을 기록했다. 예상치는 전주보다 줄어든 45만5000건이었다.
노동부는 주정부들이 교원 고용을 줄이는 시기가 맞물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변동성을 줄인 4주 평균치도 46만6500건을 기록해 3월 이후 최고를 보여줘 고용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또 전미부동산협회(NAR)가 이날 발표한 5월 잠정주택판매는 전월대비 30%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으로, 예상치를 2배 넘게 웃돌았다.
이번 발표는 정부가 주택 구입자들에 제공했던 최대 8000달러 세제 혜택이 4월 종료된 데 따른 것으로, 정부의 지원 없이는 주택시장이 스스로 회복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