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은행(IB) 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남양유업은 지난해부터 경영권 매각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었다. 한앤코가 남양유업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도 이때부터다. 오너 일가가 지분 매각을 고민하던 중 불가리스 사태가 터지며 대중의 뭇매를 맞자 지분 매각을 굳힌 배경이 됐다.
이번 딜은 공개 매각이 아닌 ‘프라이빗딜’(수의계약)로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매각 측과 한앤코 모두 남양유업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공개 매각 소식에 주가가 출렁일 수 있고 대중의 우려가 또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구체적으로 남양유업이 2019년 기록한 에비타(531억원)에 순차입금 1000억원을 제하면 실질 에비타 멀티플은 5배 전후 수준이다. 피어그룹(유사기업)으로 꼽히는 매일유업의 멀티플(5.2배)과 유사한 수준이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업계 안팎에서도 이 정도 밸류에이션이면 무난하게 인수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앤코는 남양유업 최종 인수 이후 CI(기업이미지) 변경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한앤코는 인수 소식 직후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 적용하기로 예고하는 등 대대적인 변신을 준비 중이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다. 이사회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의 책임경영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한앤코는 남양유업 인수로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인수합병(M&A) 포트폴리오와 시너지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앤코가 보유한 호텔 체인인 (주)라한호텔 제품 공급은 물론 지난해 9907억원에 대한항공 기내식·면세사업부를 인수한 상황에서 기내식 메뉴에 남양유업 제품이 대거 사용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