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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일년 중 터키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가을이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쾌청한 날씨와 함께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서다. 터키의 가을은 더위가 물러나는 9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다. 우기가 시작되기 직전까지인 것. 울창한 삼림과 푸르른 주중해, 그리고 도심 한가운데까지 찾아온 터키의 가을은 각기 다른 매력을 자랑한다. 알록달록 옷을 갈아입기 직한 단풍 명소부터 여유로운 늦캉스를 즐길 수 있는 바닷가마을, 그리고 이스탄불 도심 내 숨겨진 사색과 낭만이 가득한 공간까지 가을은 터키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가을이 내려앉은 자리에 물든 단풍, 흑해 대표 단풍명소 ‘아르트빈’
터키의 완연한 가을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산지와 고원으로 둘러싸여 어디서든 터키의 단풍을 즐길 수 있는 ‘아르트빈’(Artvin)을 추천한다. 흑해 동쪽에 위치한 아르트빈은 때묻지 않은 자연과 산책로, 캠핑장 등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자연 애호가들과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인 가을 여행지다. 토지의 약 55%가 숲으로 덮여있어 사시사철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아르트빈은 울긋불긋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 되면 더욱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특히 아르트빈의 대표 호수인 보르츠카 카라괼은 단풍이 내려앉은 울창한 숲이 수면 위로 비치는 황홀한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꼭 들러봐야 할 가을 명소이다. 호수를 따라 난 약 2.4km 길이의 산책로를 거닐며 여유롭게 삼림욕을 즐기거나, 보트를 대여해 물안개가 피어나는 멋진 전경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도 있다. 아프리카 잠베지강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이상적인 래프팅 명소, 코루 협곡에서 짜릿한 스피드와 함께 가을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이색 래프팅에 도전한 후에는 로컬 가을 별미인 흑해의 명물 함시요리도 빠질 수 없다. 함시는 늦가을부터 흑해 연안에서 잡히는 멸치류의 작은 생선으로 주로 레몬즙을 곁들인 함시 튀김이나 바다의 진한 풍미를 살린 함시 필라프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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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한 지중해의 가을, 평화로운 바닷가 마을 ‘닷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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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벗어나 즐기는 가을 사색, 반전매력의 낭만도시 ‘이스탄불’
선선한 날씨와 함께 사색 가득한 가을 낭만 여행이 버킷리스트인 혼행족이라면 터키 최고의 여행지 이스탄불을 지나칠 수 없다. 이스탄불은 연중 내내 활기차지만, 가을에 비로소 그 진가를 발휘하는 도시이다. 화려한 문명의 흔적으로 가득한 이스탄불의 도심에서 잠시 벗어나면 보스포러스 해협 근처에 있는 그림 같은 동네 쿠즈군죽에 도착한다. 쿠즈군죽은 조약돌로 포장된 거리와 다채로운 오스만 양식의 목조 주택이 아름다워 영화나 광고 촬영지로도 각광받고 있는 이스탄불의 핫 스팟으로,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로 여행객들을 사로잡는다. 쿠즈군죽에서는 대부분의 카페나 레스토랑이 야외 좌석을 갖추고 있어 따사로운 가을 햇살 아래 진한 터키식 커피 한 잔과 함께 독서를 하거나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가을 감성 가득한 산책이 필요하다면 이스탄불의 허파로 불리는 베오그라드 숲이 제격이다. 북적임 없이 숲을 거닐며 여유를 만끽하거나, 숲 남동쪽에 위치한 아타튀르크 수목원에 들러 색색의 단풍으로 물든 식물들 사이로 분위기 있는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이스탄불의 가을 별미로는 마르마라해에서 갓 잡은 신선한 고등어로 만든 고등어 케밥, 발릭 에크멕을 추천한다. 가을에 먹는 발릭 에크멕은 바삭한 빵 사이에 더욱 고소해진 훈제 고등어구이가 더해져 그 풍미가 남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