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정다슬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지자 매매시장도 동반 조정을 받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전세시장 약세 기조가 대세 하락의 시작이 아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집값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전셋값 약세는 내집 마련에 나선 세입자들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서울에서 전세로 살던 이들이 높은 전셋값을 피해 내집 마련 전선에 뛰어든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또 좀 더 전셋값이 저렴한 수도권 신도시로 이사하면서 전반적으로 서울지역 전세 수요가 많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VIP컨설팅팀 수석부동산컨설턴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도권에서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된 것도 전세시장 안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지역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만 7468건을 기록했다. 이는 월별 거래량 기준으로 2011년 이후 역대 2월 거래량 중 최저치다.
통상 전셋값과 매맷값은 서로를 밀고 당기는 관계에 있다. 전셋값이 내리면서 매맷값을 끌어내리기도 하고, 반대로 매맷값이 하락하면서 전셋값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입주 물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으면 전셋값이 안정되고, 전세시장 하락세가 지속하면 향후 매매가격도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다만 최근 서울은 전세시장과 매매시장이 따로 놀고 있다. 아파트값 상승폭이 다소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도자 우위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서울 전세시장 약세도 가격이 싼 인근 수도권으로 전세를 찾아 이동하는 수요 증가와 함께 매매 전환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지적이 많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서울은 경기 등 수도권과 달리 입주 물량이 많지 않아 수요와 공급 불일치로 일시적으로 소화되지 않은 물량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며 “매매시장은 높은 시세에서 매물 가격이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고원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2월 넷째 주(26일 기준) 전국 시도별 전세가격 변동률.[한국감정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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