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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경영경제연구소의 이러한 성장과 변화에는 최 부회장의 관심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 부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으로 과거 SK증권 산하에 있던 소규모 조직을 2002년 그룹 싱크탱크 역할을 위한 연구소로 출범시켰고 2014년부터 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최 부회장은 아이디어가 많고 일 처리가 꼼꼼한 것으로 정평 나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들어갈 때면 임직원이나 연구원들과의 토론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해 잠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고 직원들은 평가한다. 이 같은 열정탓인지 그동안 SK경영경제연구소가 내놓은 보고서는 경제 관료들에게 상당한 반향을 얻었다. 심지어 정책 ‘필수’ 참고서란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SK경영경제연구소는 올초 연구소 미래연구실을 이끌어 온 염용섭 실장을 소장으로 승진하는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에 파견됐던 나석권 전 통계청 통계정책국장을 영입했다.
미래연구실, 경제연구실, 정책연구실, 정보통신실, 에너지화학실 등 총 5실 체제로 구성된 SK경영경제연구소는 현재 상시채용 시스템(인력풀)을 통해 5실 모두 전문연구원을 선발하고 있다. 100명 남짓한 연구인력은 대부분 석·박사급 인재다.
SK경영경제연구소의 이같은 변화는 최태원 회장의 ‘딥 체인지’ 주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에너지·화학 분야에 쏠려 있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ICT 사업 성장과 함께 미래지향적으로 개선하는 중이다. SK텔레콤(017670)과 SK㈜ C&C 등 ICT 계열사들은 4차산업형 사업 모델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포스트 반도체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SK경영경제연구소는 올들어 계열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내부 강연 횟수를 늘리고 연구 보고서를 그룹 구성원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보고서 내용도 기존의 일반적인 경영기법을 넘어 4차산업혁명 등 미래 경영환경에 대한 전망과 분석, 대응전략으로 집중되고 있다.
게다가 SK경영경제연구소는 설립 15년 만에 지난달 새 둥지를 마련했다. 기존 광화문 파이낸스센터에서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수송동 수송스퀘어(옛 수송타워)로 이전하면서 사무실도 자유로운 분위기로 꾸몄다. 지정된 좌석 없이 출근하는대로 자유롭게 자리를 선택하고 편안한 자세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젊은 감각을 지닌 최창원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 부회장은 이론과 실무에 밝으며 오너 2세 중 가장 스마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 관계자는 “각 계열사들과 유기적으로 협업해 산업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며 “기존 사무실 임차계약 만료로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회의실 등 사무공간을 최신 트렌트에 맞게 연출해 업무 효율성과 창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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