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위안부, 형언할 수 없는 잘못”…명확한 한계점도

  • 등록 2014-02-13 오전 6:00:01

    수정 2014-02-13 오전 6:00:01

12일 오후 방한중인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총리가 내외신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시스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과거 일제의 주변국 침략을 사과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 富市) 전 총리는 12일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여성의 존엄을 빼앗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잘못”이라며 일본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정의당의 초청을 받아 방한 중인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강연 등을 통해 “어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보니 나보다 더 연배가 높은 분도 계셔서 더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과 일본정부차원에서 해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약 1시간 30분간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일본이 역사를 알고 반성하는 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역설했다. 그는 “(과거 반성은) 일본이 평화국가의 길을 걸어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며, 아시아 여러 국가들과의 신뢰에 있어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무라마야 전 총리는 최근 NHK방송 신임회장 등 일본 고위층들의 과거사 망언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정말 부끄럽다”며 “왜 그런 이상한 말을 하냐고 생각하시는 국민들도 많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가 함께 했던 한·일 공동선을 언급하며 한·일 양국의 화해와 양보를 촉구했다. 그는 특히 “하루 빨리 정상회담이 실현되서 서로의 진위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한·일 양국 의원들에게도 “과도한 언동을 자제하고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게 구축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의 이번 방한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역사 도발로 한일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20년 전 화해와 평화의 정신을 되살리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날 강연회에 참석했던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등 의원들도 한 목소리로 이번 강연이 “일본정부의 왜곡된 역사인식을 지적하고 동북아 번영과 평화를 후손들에게 남길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분명한 한계점도 있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무라야마담화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 각료는 사퇴해야 한다”면서도 아베 정권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인정하지 않는 사실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했다. 그는 “최근 아베 총리의 행보를 보면 사실상 담화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아베 총리도 1차 내각 당시 당화 정신을 인정한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무라야마 전 총리는 최근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 조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독도 문제와 관련해 “역사적으로 보면 각각의 주장에 명분이 있다고 본다”며 “좀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면 서로 양보를 해서 이 선들이 양자를 위해서 좋게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각료들의 잇따른 야스쿠니 참배와 교과서 지침에 대해서는 “아베 총리는 최근 일본사람들이 개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주장해 일본의 좋은 점을 해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일본 헌법을 기반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무라야마 전 총리가 재임시절 만들어지고 나중에는 총리 그 자신이 이사장을 역임했던 ‘아시아여성기금’이라는 민간위로금 역시 일각에서는 논란이 존재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일본국가의 ‘법적 책임’이 아닌 ‘도의적 책임’으로 넘기려했다는 지적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한 프리랜서 일본기자 역시 “(아시아여성기금으로) 오히려 일본정부가 보상하지 않음으로써 일본국민의 (과거사에 대한) 인식이 약화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오늘도 완벽‘샷’
  • 따끔 ㅠㅠ
  • 누가 왕인가
  • 몸풀기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