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계약에서는 임차인이 목적물을 직접 지배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임대인 잘못이 아닌 화재로 인한 손해는 임차인이 부담해야하지만, 숙박계약에서는 고객이 투숙 중이어도 해당 시설이 숙박업자의 지배에 있는 만큼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인한 손해 부담 책임을 고객에게 물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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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21일 A씨가 투숙한 모텔 객실 내부에서 불이 나 건물 일부가 훼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A씨는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입건되지 않았다. 현장감식 결과 A씨가 객실 내에서 흡연을 했고 바닥에서 담배꽁초가 발견되는 등 A씨의 부주의를 추정할 수 있지만 당배꽁초 발견 위치와 발화지점은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화재사고의 원인은 미상으로 종결됐다. 현대해상은 보험계약에 따라 모텔 측에 보험금 5803만원을 지급했다.
현대해상 측은 “A씨가 모텔과 일시적인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투숙했다”며 “A씨가 객실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등의 과실로 화재사고가 발생한 만큼 A씨는 일반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고, A씨와 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한화손보가 연대해 보상한도액 범위 내에서 보험금 지급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가 버린 담배꽁초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A씨가 즉각적인 진화조치를 하지 않아서 화재가 확대됐다고 인정할 수도 없다”며 일반불법행위책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대해상의 항소는 2심에서 모두 기각됐다. 대법 역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현대해상은 구상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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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원심의 이유설시에 다소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피고들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결론적으로 정당하다”며 “숙박계약 관련 고객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도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