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후 게임체인저 되자"…미래 성장동력에 투자 나선 기업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투자 보류·중단 비상 체제 분위기서
기업들 배터리, 반도체, 바이오, 디지털 등 신수종 사업서
M&A와 증설 등 투자 확대 움직임 나타내
경기침체 후 '대전환' 지금 준비해야…위기의식 작용
  • 등록 2022-10-25 오전 6:00:00

    수정 2022-10-25 오전 6:00:00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비즈니스 전환 등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찾으면서 위기 이후 맞게 될 더 큰 도약의 시간을 준비해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CEO 세미나)

“경영환경이 어려울수록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다가올 미래 모습은 우리 스스로 결정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장단 워크샵)

“전반적 체질 변화와 기존 유통과 석유화학을 넘어 새 먹거리 발굴에 나서야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장단 회의)

삼성, SK, LG, 롯데 등 주요 기업들이 경기침체 등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대응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최근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와 맞물려 투자 보류에 나섰던 보수적인 기류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등 신수종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재편을 통해 경기침체후 ‘게임 체인저’(game changer·판도를 바꾸는 존재)를 노린 전략적 포석인 셈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제주 디아넥스에서 열린 ‘2022 CEO세미나’에서 폐막 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당장 SK그룹 계열사들은 올 3분기부터 미래 먹거리 투자에 힘을 싣고 있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제조사인 SKC는 최근 북미 시장에 동박 공작을 두 곳 짓는 한편 큰 규모의 M&A 대상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실트론도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반도체용 웨이퍼 증설을 위해 향후 5년간 2조3000억원 투자키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동박 제조사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해 2조7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데 이어 배터리 소재 분야 확대를 위해 추가 M&A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태양광 공장 증설을 계획했다. LG화학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미국 혁신 항암제 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8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이 외 대한전선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블 생산 법인의 생산 설비 고도화에, LG이노텍은 파주 사업장에 3D센싱 모듈 증설에 투자를 결정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는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추세와는 상반되는 움직임”이라며 “그럼에도 재계에서는 지금의 위기가 ‘골든 타임’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언급했다. 현 시점이 글로벌 경기침체인 동시에 에너지와 첨단 기술 등을 중심으로 한 ‘대전환’의 시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 급감한 것을 비롯해 국내 상장사 180곳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도 3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217조원대를 기록했던 이들 상장사의 연간 영업이익 총합은 올해 200조원을 넘기지 못하고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10년 치 돈을 벌었다”는 화학사들은 올 들어 수익이 반 토막 넌 상태며 수급 불안을 겪던 반도체 산업은 감산 등 한파를 걱정할 처지가 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향후 신성장동력 중심으로 사업재편을 하지 못하면 위기가 끝난 후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의 고금리 정책이나 고환율 기조 등은 언젠가 종식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끝나는 것은 또 대외 경제의 정상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경쟁력을 갖추고 현금 유동성을 갖춘 기업이라면 지금이 배터리, 바이오 등 혁신 산업에서 기술을 선점하고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적기인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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