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고 반등…다시 바이오주의 시간?

코스닥 상승률 상위 5개 종목 중 절반 이상 '바이오'
휴마시스, 경영권 분쟁에 달아오르는 주가
지옥에서 돌아온 신라젠 수급 쏠림에 오름세
증시 부진에 개별 종목 모멘텀 부각
  • 등록 2022-10-20 오전 5:03:00

    수정 2022-10-20 오전 5:03:0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바이오주가 이달 들어 강한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시 부진으로 눈치보기 장세가 심화하면서 일부 기업의 경영권 분쟁과 신라젠의 거래 재개 등 개별 종목의 모멘텀이 주가의 상승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코스닥 상승률 상위 5개 종목 중 3개가 ‘제약바이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휴마시스(205470)로 72.5% 올랐다. 넥스턴바이오(089140)(65.17%), 신라젠(215600)(59.9%), 양지사(030960)(57.63%), 미코(059090)(53.71%)가 뒤를 이었다. 상승률 상위 5개 기업 중 3개는 제약바이오 종목인 셈이다.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 휴마시스다. 코로나19 팬데믹(대규모 감염병)에 따른 호실적으로 지난 2월 장중 3만6450원까지 치솟았다가 확산세가 꺾이며 2만원대 이하를 맴돌았다. 하반기 들어 반등을 시도했지만 미국발 금리 인상 충격파로 약세장이 펼쳐지면서 지난 달 말 바닥을 뚫고 지하로 내려갔다.

이달 들어 휴마시스 주가가 빠른 회복세를 보고 있는 데에는 최근 최대주주와 소액주주 연합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영향이다. 휴마시스는 지난 달 5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과 2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결정을 내렸지만 소액 주주들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14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회사가 제시한 이사 보수한도와 사내이사 선임 등의 건을 비롯해 소액주주가 제안한 감사선임 안건 등이 모두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됐다. 이어 18일에는 개인투자자 A씨가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휴마시스 주식 186만6853주를 취득해 5.45% 지분율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그는 “생각을 같이하는 주주들과 연합해 회사경영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며 회사에 선전포고를 했다. 휴마시스 주가는 임시 주총 당일 상한가를 기록했고, 개인 주주 지분 공시일에 24.51% 뛰었다. 경영권 분쟁이 가열될 양상을 보이자 주가도 함께 달아오르고 있다.

신라젠, 거래 재개 후 주가 60% 껑충…주가 전망 엇갈려

지옥에서 돌아온 신라젠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거래 재개 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찍은 데 이어 사흘째에는 3%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움직임에 4거래일 만에 10.69% 내렸다. 이날 신라젠은 450원(3.47%) 오른 1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장 마감 전 급등했다.

신라젠의 상승세가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망이 의견이 엇갈린다. 일시적인 수급 쏠림에 따라 주가가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시각과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신라젠은 현재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과 공동으로 진행 중인 신장암 대상 임상 2상을 완료하고, 내년쯤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부상한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SJ-600은 전임상을 조기 완료하고, 연내 결과를 공계할 방침이다. 대주주 엠투엔과 주요주주 ‘뉴신라젠투자조합1호’가 보유주식 전량을 최대 2025년 10월 12일까지 의무 보유한다고 공시한 부분도 부각되며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반면 최근 상장적격성 심사 이후 거래를 재개한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한 점에 비춰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주가 급등은 밸류에이션과 무관하게 단기 차익실현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린 결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하반기 코스닥150 지수 편입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지수에 편입되면 투자금이 유입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거래재개가 허용되었을 뿐 편입 시 지수 비중이 적지 않은 점, 추종자금의 상각 불가 문제가 장기화되었던 점에서 보면 부정적으로 심의될 것으로 보여 신라젠의 편입 가능성을 낮게 판단한다”고 말했다.

넥스턴바이오는 다국적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발(發) 호재로 주가가 뛰었다. 노보노디스크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주 1회 투약하는 인슐린 제제가 임상3상에 성공, 내년 상반기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넥스턴바이오는 자회사 로스비보 테라퓨틱스가 노보노디스크와 당뇨병 치료제 공동 개발과 기술 추출 기밀유지협약(CDA)를 체결했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 면역항암·세포 치료제 관련 종목들도 상승세를 보였다. 내달 미국 면역항암학회 개최에 앞서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선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코스피 의약품지수와 코스닥 제약지수가 코스피, 코스닥 수익률을 2% 이상 상회한 것은 각 종목별 이슈에 따라 급상승한 영향”이라며 “면역·세포 치료제가 기존 항암치료제의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점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관련 기업들이 차별화 경쟁력을 보유했는지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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