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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활성화를 통해 저출산·내수시장 침체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일본 위기 극복기는 새로울 게 없다. 하지만 하베 신조 총리 정부가 ‘관광입국’ 정책을 사실상 최우선 국가정책 목표로까지 설정하면서 최근 보이는 과감한 정책 행보는 추락하는 지역경제와 미래 먹거리 부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국 정부와 사회에 수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韓 관광정책, 목표·전략도 없어
국내 전문가들이 앞다퉈 우려하는 점은 우리 정부의 관광정책 목표, 즉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7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차 국가관광전략 회의에서도 정부 정책 목표를 도무지 짐작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정부는 지역관광 활성화라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비무장지대(DMZ) 평화관광 거점으로 육성·브랜드화 △명품숲 50선 발굴 △오버투어리즘에 따른 관광객·주민 갈등 최소화 등과 해양레저관광 추진계획의 일환으로 △마리나 선박 정비업 신설 △어촌·어항 관광 거점 조성 △해양레저스포츠 체험 기회 확대 및 안전 레저 환경 조성 등을 논의했다. 당시 이 총리는 “우리 관광수지는 17년째 적자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관광적자는 138억 달러로 재작년 적자 65억 달러의 두 배를 넘는다.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고 한국 관광사업이 처한 엄중한 현실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실질적인 목표나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훈 한양대 교수는 “정책 목표는 지표관리를 통해 실현되는 법이다”면서 “먼저 목표를 정하면 그 목표를 위한 평가지표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정부와 민간이 그 가치를 공유하면서 목표에 가까워지는 법인데, 이번 정부는 최소한의 지표관리조차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 세심하게 관광 키우는 선진국들
관광선진국인 호주는 관광정책을 무역위원회와 관광청이 분담하고 있다. 관광 분야에 다양한 정책지표를 도입한 호주무역위원회는 관광 노동생산성 성장률까지 정책지표로 관리하고 있다. 주요 목표인 관광분야 일자리 증가 정책에서는 고용된 호주 원주민 수의 확대 목표까지 세운다. 캐나다 또한 놀랄 만큼 치밀하다. 캐나다 관광위원회는 투입예산 대비 효과를 철저히 따진다. 이를테면 목표 시장에서 광고를 본 기억이 있는 캐나다 방문 18세 이상 장거리 여행자 수를 세는 식이다. 위원회는 또 자체 마케팅이나 비즈니스 이벤트의 관광수입으로 만들어진 추정 일자리 개수까지 분석해 발표한다.
이인재 가천대 교수는 “일본은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축소되던 내수 시장을 보완할 제2의 내수 시장으로 관광산업에서 찾고 있다”라면서 “이같은 노력 끝에 죽어가던 일본 내수 기업들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