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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웹툰 플랫폼 수출 가속화… 중국·일본·동남아 등 타깃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웹툰 중소기업 탑코는 올 상반기 내 중국시장에 자체 플랫폼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탑코는 최근 플랫폼 번역 작업을 마치고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 방안을 모색중이다. 지난해 대만과 일본에 지사와 법인을 설립한 탑코는 올해 거대시장인 중국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탑코 관계자는 “중국시장은 규제가 심한만큼 성인물이 아닌 일반 웹툰으로 진출해야하는 제약이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중국진출을 꾀하면서 현지 콘텐츠 업체와 협력 방안을 찾고있다”고 밝혔다.
2014년 설립된 탑코는 국내에서 유료 웹툰 플랫폼 ‘탑툰’을 운영중이다. 2015년 매출 200억원을 달성했고 가입자 수는 1300만명에 달한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 웹툰과 달리 성인용 웹툰으로 차별화를 꾀해 유료화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다. 지난해 매출은 2015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는 플랫폼 해외수출로 사세를 더욱 확장시킨다는 전략이다.
‘레진코믹스’를 운영 중인 레진엔터테인먼트도 해외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웹툰 콘텐츠를 자체 플랫폼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미국과 일본시장 공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탑코와 달리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출판만화가 강세인 일본에 국내 인기 웹툰의 출판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해당 시장에 맞는 콘텐츠 유형을 파악해 현지화시킨 경우다. 2012년 설립된 레진엔터테인먼트는 2015년 기준 매출액이 300억원, 가입자 수는 850만명 수준이다.
투믹스 관계자는 “플랫폼 번역 작업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로 관련 부서를 새로 만들 것인지도 고려 중”이라며 “인도네시아는 PC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에 특화된 시장인데 이미 우리 웹툰작가가 현지에 스튜디오를 차려 작품을 시범적으로 연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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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웹툰이 창출하는 총 시장규모는 2015년 기준 4200억원에서 올해 88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약 50개 중소 유료 웹툰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경쟁악화로 지난해 20여곳이 문을 닫았다. 네이버, 카카오가 전체 웹툰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업체들은 나머지 30%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조다. 탑코, 레진엔터테인먼트, 투믹스 등 중소 웹툰업체들이 새로운 시장 창출에 나선 이유다.
실제 탑코는 자사 웹툰 ‘동거’와 ‘성판17’에 대한 인터넷TV 드라마화, 웹드라마화를 결정, 올해 방영을 목표로 최근 캐스팅 단계에 돌입했다. 인기 작품인 ‘청소부 K’의 경우 이미 올해 극장영화로 개봉이 예정돼 있다. 레진엔터테인먼트 역시 지난해 선방한 ‘우리사이느은’, ‘너의 돈이 보여’, ‘조국과 민족’ 등의 웹툰을 드라마·영화화하는 작업을 하고있다.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자체 게임사업도 검토 중이다. 웹툰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게임개발을 위해 지난해 게임 개발자도 정식 채용했다. 이 회사는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가 일부 지분(11.9%)을 갖고 있어 게임화가 성사될 경우 시너지도 기대된다. 레진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게임 개발자 채용만 했을 뿐 아직 어떤 장르의 게임이 출시될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면서도 “웹툰을 활용한 게임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나가겠다는 것이 회사의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웹툰시장의 성장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독점 작품(웹툰업체와 계약이 끝나 독점권이 해제된 작품)들이 늘면서 손쉽게 웹툰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늘고 있어서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중소 웹툰업체들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자체 웹툰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작가를 양성하는 것은 물론 수익모델도 다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웹툰시장이 점차 일반화되고 작품들이 많이 나오면서 중소업체들에 대한 기회도 많이 생길 것”이라면서도 “다만 눈앞의 일회성 수익만을 바라보고 자체 투자 및 작가 양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