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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담보 대출 규제 완화 등 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조치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매매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 상승 분위기가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강동·동작·광진구의 경우 이달 들어 아파트값이 오르고 매물도 회수되는 등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동구 ‘입주기업 호재+규제 완화’에 호가 껑충
정부의 정책 효과가 가장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곳은 강남3구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달 11일부터 4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1차 전용 91㎡형은 최근 일주일 새 호가가 5000만원 올랐고,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6㎡형은 같은 기간 2000만원 정도 올라 6억 7000만~7억3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집값 상승세는 인근 지역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곳이 범 강남권으로 불리는 강동구 일대다. 강일동 강일2지구는 지난해부터 시세가 오름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호가도 급격히 오르는 분위기다. 강일2지구 고덕리 엔파크 3단지 전용 84㎡형은 지난해 연말 4억 6500만원이던 시세가 지난달 말엔 4억 8000만원 선으로 상승했다.
집값 상승 기대감에 계약 성사 직전 거래를 취소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재건축 추진 단지인 강동구 둔촌동 주공3단지 전용면적 112㎡형은 최근 7억6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가 집주인이 계약 현장에서 7억8000만원으로 호가를 올려 거래가 무산됐다.
동작·광진구, 시세·호가 오름세… 단기 급등에 수요자 부담
광진구도 비슷한 분위기다. 구의동 현대프라임 전용 59.82㎡형은 시세가 3개월만에 1000만~2000만원 가량 올랐다. 지난 1월 4억1000만원이던 것이 지금은 4억2000만~4억3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호가는 이 보다 훨씬 많이 올라 거래에 부담을 주고 있다. 구의동 부동산1번지 현대프라임공인 관계자는 “매수세가 따라오면 집주인이 호가를 올리며 도망가는 형국이어서 거래가 안된다”며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되면 또다시 거래가 안되고 가격은 관망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시켜 줘야 한다고 주문한다.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르고는 있지만, 빠른 정책 시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택 매수세가 꺾일 수 있어서다.
권일 닥터아파트 팀장은 “7·30 재보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둔 만큼 법안 처리가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야당 반대에 또다시 부딪힐 경우 시장 분위기는 다시 가라앉을 수 있다”며 “분양가상한제 탄력 운용,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임대소득세 과세 완화 등의 법안이 서둘러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