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뒷돈 오간 놀자판 대학 축제

  • 등록 2013-02-20 오전 7:00:00

    수정 2013-02-20 오전 7:00:00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고 대학 축제 개최권을 넘긴 대학 총학생회장이 무더기로 적발되는 등 대학가의 도덕불감증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2009년7월부터 2012년11월까지 한 엔터테인먼트사로 부터 500만~4000만원을 받고 대학축제나 교내 체육대회 등의 개최권을 준 수도권 대학 총학생회 간부 출신 7명에 대해 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말고도 20여개 대학의 총학생회 간부들이 100만~300만원의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으나 금액이 적어 입건대상에서는 제외됐다고 하니 수사를 확대하게 되면 더 많은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적발된 엔터테인멘트사는 대학축제 행사의 발주권이 대부분 총학생회장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학생들을 고급 술집에서 접대하는 등 친분을 쌓고 뒷돈을 뿌렸다. 리베이트를 제공한 근거를 남기지 않으려고 현금으로 인출해 커피숍이나 학생회장실에서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총학생회장들은 받은 돈을 행사비나 운영비 등으로 쓰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개인 대출금을 갚거나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터테인먼트사가 학생들과 뒷돈 거래를 마다하지 않은 것은 한심한 일이며 학생들의 대표자인 총학생회 간부들의 처신 또한 비난 받아 마땅하다. 학생들의 권익 옹호와 복지 향상을 위해 일할 것으로 기대하고 뽑아 줬더니 자신들의 권한을 악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급급했던 것이다.

대학당국에서도 손놓고 있을 일이 아니다. 지금처럼 총학생회에 맡겨놓는 업체 선정방식으로는 비리가 생겨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축제행사의 기획과 운영은 총학생회에서 주도하되 선정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를 검증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흥청망청하는 대학 축제 문화에도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언제부턴가 대학가에선 인기 연예인을 초청하고 화려한 쇼를 보여주면서 술판을 벌이는 유흥일색의 축제가 마치 ‘표준’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대학생들이 비싼 등록금 부담때문에 휘청거리고 있는 현실에서 호화판 축제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소박하더라도 많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구성원간의 유대감을 높일 수 있는 장(場)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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