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알려주는 멘토’…女유대가 여성기업가정신 기른다

중기부·여경협,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 박차
여성 CEO·예비 여성창업자 매칭으로 창업 열기 이어가
지난해 처음 16개교로 시작해 올해 30개교까지 확대
  • 등록 2024-10-28 오전 5:35:00

    수정 2024-10-28 오전 5:35:00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은서 학생은 전공을 살려 식품 부산물을 이용한 사업 ‘프롬미’를 준비 중이다. 쌀을 도정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미강’을 활용해 천연 클렌징 비누를 만들었다. 이 제품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목표치의 460%가 팔리며 김 씨에게 사업에 대한 자신을 심어줬다.

이 과정에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여경협)이 지원하는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이 도움이 됐다. 지난 9월 23일 서울여대를 찾아 특강을 진행한 조윤수 지니더바틀 대표를 만난 게 행운이었다. 친환경 클린 뷰티 화장품을 만드는 조 대표는 샴푸·바디 제품으로 제품군을 넓히려는 김 씨에게 “타깃층을 더 뚜렷하게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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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 글로벌 비즈니스 탐방(사진=한국여성경제인협회)
김 씨는 “처음에는 아기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을 생산하려고 했는대 조 대표가 ‘아기용 제품은 쓰는 원료도 민감하게 사용해야 하고 다양한 시험을 받아야 하는 등 고려사항이 많다’고 절차를 세세하게 조언했다”며 “디자인이나 색감 같은 것들을 전반적으로 다 점검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여대 올해 첫 참여…멘토와 밀접한 관계 맺으며 사업 보완 도움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을 받아 여경협이 수행하는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은 선배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후배 여학생의 창·취업을 지원해 여성경제인으로 양성하기 위해 마련했다. 지난해 처음 사업을 시작해 올해에는 여자대학 4개교, 일반여고 7개교, 특성화여고 19개 등 30개 학교에서 1200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서울여대 디지털미디어학과 4학년 이예진 씨도 사업 준비에 한창이다. 그는 차(茶)를 활용한 ‘티 큐레이션’을 사업 방향으로 잡았다. 번아웃을 느끼는 직장인들에게 증상 완화를 도울 수 있는 ‘블렌딩 티’가 이 씨의 목표다. 이 씨에게는 김민정 ‘리틀티가든’ 대표가 은인이다. 멘토를 자처한 김 대표는 울산에 소재한 리틀티가든 공장에 이 씨 등을 초대해 시설을 둘러보도록 하고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 받았다. 차가 일반적으로 즐기는 음식이라 다양한 인증이 필요했는데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시장의 반응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을 조언했다.

이 씨는 “직접 제조나 주문자위탁생산(OEM) 생산 방식 과정의 필요절차에 대해 속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라며 “사업 등록이 필요한 제조 대신 영업 등록을 하고 소분 판매나 DIY키트를 유통하는 방식으로 시제품을 출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 여성CEO 특강(사진=한국여성경제인협회)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은 여성 CEO 특강, 실전 창업 멘토링, 여성기업 현장체험, 미래여성경제인 워크숍 등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조 대표처럼 CEO 특강에 나섰다가 관련 사업에 관심을 갖는 후배 예비 여성 경제인들과 멘토링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김씨와 이씨 모두 “멘토링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라고 했다.

“1세대 女기업인, 멘토 없었다는 아쉬움…女기업가 정신 함양”

글로벌 비즈니스탐방 역시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지원사업이다.

김 씨는 34명에 발탁돼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4박 6일 일정의 해외탐방을 다녀왔다. 이 자리에서 독일 여성 CEO로부터 ‘프롬미’ 아이디어 피드백을 받는 한편 여성 기업가로서의 각오도 새롭게 다졌다.

여경협 관계자는 “성공한 여성CEO의 모습을 보여줘 여학생들에게 ‘창업’이 선택 가능한 직업군이라고 인식토록 하고 있다”며 “기업가정신 함양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의 취지와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2025년에 3년차를 맞는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은 세부적인 보완을 거쳐 내년도 사업을 더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16개 학교, 520명 수료자에서 올해 규모를 2배 가량 키웠다. 2023년 참여학교 16개교 중 14개교가 재신청할 정도로 학교에서도 인기가 많다.
서울여대 디지털미디어학과 4학년 이예진(왼쪽부터) 학생, 김민서 서울여대 교양대학 교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3학년 김은서 학생(사진=한국여성경제인협회)
김민서 서울여대 교양대학 교수는 “사업 참여 학생들을 기수별로 관리하고 교외 행사를 늘려 기업에 계신 분들과 또 전국에서 창업에 관심을 갖는 여학생 간의 접점을 더욱 늘렸으면 좋겠다”며 “세부적인 일정 조율 등을 통해 참여한 학생들의 마지막까지 동기부여를 받고 끝까지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면 더욱 좋을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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