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분기 수입 5대 품목 반도체 비중 확대..“수출·투자에 긍정”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입(통관 기준)은 지난해 2~3분기 중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으나 올해 1분기 들어 전년 동기 대비 12.0% 늘어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늘자 1분기 수출이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순수출은 -0.2%포인트로, 3분기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수입은 속보치 기준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5.3%를 기록해 큰 폭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 1분기 두 자릿수 증가로 전환했다. 올 1분기 수입 5대 품목은 △에너지류(비중 16.6%) △반도체(10.1%) △정보통신기기(6.1%) △반도체 제조용 장비 (5.7%) △기계류(4.8%)로 조사됐다. 지난해 1분기 5대 품목과 비교하면 에너지류가 1위이지만, 석유제품 대신 반도체 제조용 장비가 순위권에 들어와 반도체 관련 비중이 높아졌다. 코로나19 이후 작년 말부터 제조장비 등 반도체 분야에 투자 많이 했는데 미세화 장비 등은 투자금액 규모가 커 비중이 높아졌다.
수입이 투자, 소비를 촉진하고 이것이 다시 수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자본재 확대는 향후 설비투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설비투자는 6.6% 증가했다. 반도체 관련 자본재 수입이 증가하자 4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대비 30.2% 증가했다. 승용차·가전 등 내구재 수입은 소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은 3월이 전월 대비 2.3% 늘어 지난해 8월(3.0%)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런 흐름에 수출과 수입 물량이 모두 증가세다. 3월 수출물량지수와 수입물량지수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3.5%, 11% 오른 126.27, 128.5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7개월 연속 상승세다. 특히 수입물량지수, 수입금액지수는 통계 작성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등..경기 하방 요인도 상존
자동차 생산량 감소는 전 세계적으로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현대자동차·한국GM·쌍용자동차 등이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완성차 업계가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예측에 실패한 데 더해 생산 공장이 몰려 있는 미국 텍사스, 일본, 대만 등에 지난해부터 자연재해 등이 겹쳐 공급망에 차질을 빚었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2%만이 국내 공급량에 불과하고, 98%는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하방요인으로 반도체 수급 문제가 꼽힌다”며 “반도체는 제작에 두 달 정도 걸리기 때문에 수요는 계속 있을 텐데 공급을 확 늘릴 수 없어서 일시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부품 수급 차질로 자동차 관련 품목의 수출 급증도 일시적으로 약화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양호한 반도체 수출 속에 석유 관련 제품과 철강·기계 등 산업재 수출이 (경기회복) 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