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록의 미식로드] 치킨의 성지 대구 '3대 통닭집'

뉴욕통닭, 하루 딱 80마리만
진주통닭, 닭한마리가 통째로
원주통닭, 잘게 조각내 튀겨
  • 등록 2019-04-12 오전 5:00:00

    수정 2019-04-12 오후 1:53:00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대구 사람들의 닭사랑은 유별나다. 그 인연은 1900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3대 시장이었던 서문시장에는 닭 파는 곳이 전체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한국전쟁 이후, 수성구 황금동 일대에는 양계농장과 부화장, 도계장이 들어서면서 닭 산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대구와 구미, 포항 등지에 소비 인구가 많아서다. 1970년대에는 칠성시장에 계육가공회사가 생기면서 그 주변으로 닭내장 볶음집이 생겼다. 이어 수성못 주변에는 닭발집이, 동구 평화시장에는 닭똥집(닭모래주머니) 골목이 들어섰다. 현재도 닭똥집 골목은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치킨의 성지답게 대구에는 ‘3대 통닭집’으로 불리는 가게들이 있다. 취향에 따라 좀 다르겠지만 보통 뉴욕통닭, 원주통닭, 진주통닭 등을 이야기한다. 그중에서도 최고 치킨 맛집으로 꼽히는 곳은 동성로의 ‘뉴욕통닭’이다. 40년 가까이 한결같은 맛으로 대구사람은 물론 외지인들에게 인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최근에는 TV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 전국 최고 양념 통닭집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한결같은 맛으로 대구사람에게도 인기가 높다. 하루 딱 80마리만 한정 판매한다. 예약하지 않으면 좀처럼 맛보기가 힘들다. 뉴욕통닭을 한 번도 못 먹어 본 사람은 있을지언정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마니아의 말처럼, 어쩌다 맛을 보면 그 맛을 잊지 못한다. 대표 메뉴는 가마솥에서 막 튀겨낸 투박한 프라이드 치킨과 두툼한 튀김옷을 입은 양념통닭. 프라이드 치킨은 바삭한 튀김옷과 육즙 가득한 살코기의 담백함과 고소함이, 양념통닭은 마치 강정을 씹는 듯 고소하고 달콤하다.

남문시장의 진주통닭도 대대로 인기를 끌고 있는 45년 전통의 통닭집이다. 옛날 방식 그대로 기름이 팔팔 끓는 가마솥에 닭 한 마리를 통째로 튀겨낸다. 이른바 ‘제삿닭’이다. 튀김옷은 바삭하고 고기는 촉촉하고 육즙은 흥건하다. 염지(소금 밑간)를 거의 하지 않은 생닭을 쓴다. 건건한 양념으로 닭고기 고유의 고소한 맛을 품고 있다. 양념치킨 역시 끈적이지 않고 살짝 매콤한 맛을 내는 정도다. 한마디로 양념이 닭 고유의 맛을 해치지 않는다. 이 집의 별미 중 하나는 ‘찜’이다. 다른 통닭집보다 수북이 쌓인 당면이 인상적이다.

원주통닭은 대구 번화가인 동성로 한가운데에 있다. 무려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가게다. 잘게 조각낸 닭에 튀김옷을 입히고 튀긴 것이 특징이다.

뉴욕통닭
뉴욕통닭
뉴욕통닭
진주식당 찜닭
진주통닭의 제사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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