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호의 과학 라운지]⑥얼굴 인식에 담긴 과학의 원리

사람 얼굴 인식하는 뇌 영역 별도 존재…이 곳 손상되면 '안면실인증'
아내를 모자로 착각·거울 비친 자신 모습 인지 못하기도
최근 3D 안면인식 기술 개발 활발
  • 등록 2018-08-26 오전 8:52:39

    수정 2018-08-26 오전 8:52:39

[편집자주]최근 서울대 공대가 내년부터 신입생 중 고등학교 때 물리Ⅱ를 배우지 않은 학생들은 ‘물리학 기본’ 수업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물리학 등 기초과학에 대한 준비를 못 하고 대학에 들어온 신입생들이 물리학 강의를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학 측이 물리학 기초 교육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은 점차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기초과학은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져 피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기초과학의 세계에 쉽고 재미있게 발을 들여 보자는 취지로 매주 연재 기사를 게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전국 초·중·고등학생 대상 과학 교육 프로그램인 ‘다들배움’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들과 매주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중 재밌는 내용들을 간추려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다양한 얼굴. 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사람들의 얼굴을 유독 기억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비단 영업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사회생활에 불리한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 수준이 단순한 불편 정도가 아니라면 어떨까. 가령 임종을 앞둔 억만장자의 할아버지가 갑자기 자식들의 얼굴을 전혀 기억 못하는 상태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 자녀들이 순식간에 수십명이 생겨나고 그 가짜 자녀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유언장을 고치려고 혈안이 될 것이다. 극단적인 예 같지만 실제 이런 사람들이 있다. 우리가 흔히 안면인식장애라고 부르는 ‘안면실인증(prosopagnosia)’이라는 질병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다.

미국의 저명한 뇌신경학자로 뉴욕대학교 의과대학 신경학과 교수를 지낸 올리버 색스(Oliver Sacks)도 안면실인증 환자였다. 올리버 색스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못 알아보기도 했고 심지어 자신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하기도 했다.

사람은 동물과 달리 서로의 얼굴에서 나이, 건강 상태, 성별, 표정을 통한 감정 등 많은 정보를 얻는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수 많은 타인을 구별할 때 얼굴 외의 다른 신체부위를 보고 그 사람을 알아보지는 않는다. 그만큼 얼굴은 중요하다.

안면실인증은 선천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두뇌의 얼굴을 판단하는 특정 부분의 손상에 의해 후천적으로 발생한다. 뇌에서 일반 사물을 인지하는 부분과 사람을 인지하는 부분은 다르다.

얼굴 인지는 다른 인지와 과정 역시 다른다. 사물이나 단어는 구성 요소들의 합으로써 분석적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얼굴은 전체를 한번에 받아들인다. 대개의 경우 우리는 어떤 사람의 코, 눈, 턱만으로 특정 사람을 판별해 내지 못한다.

그렇다면 과연 사람의 얼굴을 구분할 때 뇌의 어떤 부분이 어떻게 작동할까.


이와 관련 미국의 심리학자인 마르다 파라(Martha Farah) 교수가 71명의 안면실인증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가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뇌의 좌우반구 양측에 손상이 있는 환자가 46명(65%)였고 오른쪽 뇌에만 손상이 잇는 환자는 21명(29%)였다. 왼쪽 뇌만 손상이 있는 경우는 4명(6%)에 불과했다. 안면실인증 환자 대부분은 측두엽(temporal lobe)과 후두엽(occipital lobe)이라는 부분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의 연구들에 따르면 사람이 얼굴을 인식하는데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역은 측두엽으로 확인됐다. 측두엽에 위치한 방추이랑(fusiform gyrus)이라는 부분이 강하게 활성화되면서 헤모글로빈의 농도가 변화됐다.
눈의 망막을 통해 들어온 시각 정보가 후두엽에서 분석 과정을 거쳐 방추이랑이라는 곳에서 인식을 하게 되는데 이 영역이 손상되면 안면실인증이 되는 것이다. 방추이랑은 결국 일종의 얼굴 정보 처리소인 셈이다. 더불어 최근 이 방추이랑의 역할을 호시탐탐 넘보고 있는 핫한 기술이 바로 3D 안면인식 기술이다. 도움말=김지윤 과학커뮤니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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