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자계약 '무용지물' 전락 위기

서초구 첫 도입 석달째지만 계약 3건뿐
공인중개사도 1389곳중 161곳만 참여
주민센터 방문하는 불편함 해소못해
  • 등록 2016-08-10 오전 5:30:00

    수정 2016-08-10 오전 9:24:46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정부가 국민의 안전하고 편리한 부동산 거래를 위해 전자계약시스템을 시범 도입한 지 3개월이 흘렀지만 해당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의 저조한 참여율로 ‘무용지물’에 그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공인중개사들이 부동산 임대차·매매계약을 하기 위한 전자계약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부동산 전자계약’을 출시하고, 서울 서초지역에서 전자계약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전자계약시스템 구축에 25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하지만 이 시스템을 도입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지난달까지 계약 실적은 3건에 불과했다. 특히 서초구에 등록된 공인중개사사무소 1389곳 중 161곳 만이 이 시범사업에 참여 중이다. 전체 11.6% 정도만이 정부가 도입한 전자 계약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존 시스템과 중복되는 데다 임대인(집주인)이 거래내역과 임대수입 등의 정보 노출을 우려해 계약을 꺼려하기 때문이라는 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의 얘기다. 강제성을 띠지 않는 시범사업이라는 점도 저조한 참여율의 요인으로 꼽힌다. 서초구 H공인 관계자는 “취지는 좋지만 중개업계에서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온라인 계약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굳이 새 시스템을 사용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공인중개사는 “전자 계약 거래 시스템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시범사업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정부 시스템은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는 것을 온라인에서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지만 현 시스템 상에선 주민센터를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S부동산 관계자는 “매매는 이미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고 있지만 임대차 계약의 경우 임대인이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만약 전자 계약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시스템 사용을 꺼려 중개업소에서도 추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동산 전자계약 시스템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자 계약을 하면 효율성과 투명성, 편의성 세 가지를 담보할 수 있다”며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는 시대적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도 전자계약 시스템을 도입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달 말 서초구에서 서울 25개 자치구로 확대 시범운영할 예정”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부산·대구·인천 등 6대 광역시로 확대하고 하반기에는 전국에 걸쳐 본 사업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충분한 계도기간을 거치지 않고 막무가내로 사업을 시행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초기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시범사업 기간이 짧으면 본 사업 시행 후 각종 에로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며 “법무사를 비롯한 관계자들과 충분히 상의한 후 단계적으로 확대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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