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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은 ‘해방둥이’다. 모든 물자가 부족해 원료 구하기도 어려웠던 시절인 1945년 9월 문을 열었다. 70년이란 긴 역사를 단 몇 줄로 정리해 밝히기는 쉽지 않다. 세 차례 바뀐 회사 이름과 주인,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히트 상품이 단서가 될 수 있다.
창립 당시 회사명은 ‘태평양화학공업사’였다. 창업주인 고 서성환 선대회장은 가내수공업으로 동백기름을 만들어 팔던 모친의 장사를 돕다가 개성에 회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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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직후인 1954년에는 서울 용산구 한강로 일대로 사옥을 이전했다. 한강로에 터를 잡은 이후에는 빠르게 커나갔다. 1959년에는 프랑스 화장품 회사인 코티와 기술 제휴를 맺었으며 1962년에는 영등포공장을 준공했다. 국내 최초로 화장품(오스카 화장품)을 해외에 수출한 것도 선대회장 때다. 같은 해인 1964년 ‘아모레’ 상표를 도입, 업계 최초로 화장품 방문판매 제도를 실시해 화제를 모았다. 1966년에는 세계 최초의 한방 화장품인 ‘ABC 인삼크림’을 출시했다. 21세기 아모레퍼시픽의 대표상품인 ‘설화수’의 모태가 된 제품이다. ‘설화수’는 2009년 국내 화장품 중에서 처음으로 단일 품목 매출액 5000억원을 넘어섰다. 한방화장품 개발에 열정을 쏟은 지 43년 만에 일군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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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회장은 회사명을 1987년 태평양화학으로, 1993년 태평양으로 다시 변경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설립 당시에는 화학공업기업으로서 기술을 강조했다면 1990년대 초반부터는 뷰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사명에서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레(AMORE)’는 이탈리아어로 사랑을 뜻한다. 악보에서 ‘애정을 가지고 사랑스럽게 연주하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퍼시픽(PACIFIC)’은 선대회장의 꿈이 담긴 태평양을 영어로 바꾼 것. ‘아모레퍼시픽’은 여성과 남성, 감성과 이성, 전통과 미래, 자연과 과학 등 상반된 아름다움의 조화를 추구하는 회사의 방향성을 바로 보여준다.
세계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중점을 두는 곳은 중국이다. 급성장하는 중국 소비시장에 주목하고 1990년대 초반 일찌감치 중국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에 연구·물류·생산 통합사업장을 만들며 ‘아시아 넘버원’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최근 히트작은 아이오페의 ‘에어쿠션’이다. 선크림과 메이크업 베이스, 파운데이션 등 기초 메이크업 제품을 특수 스펀지 재질에 복합적으로 흡수시켜 팩트형 용기에 담아낸 것으로 2008년 출시돼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메이크업 시장의 흐름을 바꿔놨다. 이후 라네즈 BB쿠션, 헤라 UV 미스트 쿠션 등 그룹 내 13개 브랜드를 통해 출시된 쿠션 제품은 2013년 한해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120만 개를 포함해 국내외에서 총 1260만 개가 팔리며 325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2014년 상반기에는 누적 판매량 3000만 개를 넘어섰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년 대비 100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설화수가 그룹이 추구하는 ‘아시안 뷰티’의 정점에 있는 브랜드라면, 쿠션은 기술의 진화를 입증해 보인 대표적인 상품”이라며 “아이오페 에어쿠션처럼, 이니스프리처럼 세계인을 다시 한번 놀라게 할 최초이자 최고의 혁신 제품을 만들어 아모레퍼시픽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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