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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약속한 것은 어쨌든 지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전통시장과 함께 상생하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일이 오히려 또 다른 중소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문제가 불거진 곳은 신세계의 SSM점포인 이마트에브리데이 면목점이다. 이곳은 전통시장 내에 자리를 잡고 있어, 지난달 신세계가 중곡점, 일산점, 사당점 등과 함께 신선식품 판매를 자발적으로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점포다.
그런데 이마트에브리데이 면목점이 입점한 쇼핑센터 상인회가 갑자기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신선식품을 지금처럼 계속 팔아야 한다며 판매 중단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마트에브리데이 면목점이 입점해 있는 쇼핑센터에는 방앗간, 액세서리 가게, 커피 판매점 등 중소 상인들이 다수 입점해 있다. 주차장을 포함한 3층 규모의 쇼핑센터이긴 하지만 시설이 낙후돼 있어 재래시장과 별 차이가 없다. 이마트에브리데이로 유입되는 소비자가 줄어든다면, 규모가 더 큰 면목 재래시장과의 모객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상인들의 걱정이다.
당연히 면목 재래시장의 입장은 다르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애초 약속한 대로 신선식품을 매대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한다.
면목 재래시장에서 과일을 파는 한 상인은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시장 입구에 입점하면서 장사가 잘 안된다”면서 “신문에서 이마트에브리데이가 과일을 안 판다는 기사를 봤는데 이제 와서 약속을 지키지 못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선식품 철수의 궁극 목적이 상생인 만큼 지역 상인들의 목소리를 다 듣고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라며 “다음달까지 양쪽 상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철수품목을 결정하는 등 해결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현재 신세계는 이마트에브리데이 중곡점의 신선식품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이달 말까지 일산점과 사당점에서도 신선식품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