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상인 사이에 낀 이마트..`상생도 쉽지 않네`

재래시장 내 SSM 신선식품 철수 놓고 상인간 대립
SSM 입점한 소형 쇼핑센터 상인들 "손님 떨어질 것" 반대
재래시장 상인 "이제와서 약속 못지키겠다는 거냐" 목소리
난처해진 이마트 "상인들과 협의해 철수 품목 결정"
  • 등록 2014-10-28 오전 6:00:00

    수정 2014-10-28 오전 10:42:23

▲이마트에브리데이 면목점.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재래시장과 상생을 위해 이달안에 신선식품을 팔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이마트에브리데이 면목점이 입점해 있는 쇼핑센터 상인들의 이를 반대하고 있다. 이마트는 “재래시장과 쇼핑센터 상인들의 입장을 충분히 들은 이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신세계(004170)그룹이 내놓은 상생 방안이 중소 상인들 사이에서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신세계는 전통시장 내에서 영업하는 기업형슈퍼마켓(SSM)의 경우 과일 등 신선식품을 앞으로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신선식품을 판매하지 않으면 근처로 유입되는 손님이 줄어들 것이라며 이를 반대하는 상인들이 나타난 것이다.

신세계는 “약속한 것은 어쨌든 지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전통시장과 함께 상생하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일이 오히려 또 다른 중소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문제가 불거진 곳은 신세계의 SSM점포인 이마트에브리데이 면목점이다. 이곳은 전통시장 내에 자리를 잡고 있어, 지난달 신세계가 중곡점, 일산점, 사당점 등과 함께 신선식품 판매를 자발적으로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점포다.

그런데 이마트에브리데이 면목점이 입점한 쇼핑센터 상인회가 갑자기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신선식품을 지금처럼 계속 팔아야 한다며 판매 중단에 반대하고 나섰다.

쇼핑센터에 입점해 있는 한 점포 사장은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입점해 있어서 이리저리 들리는 고객들이 많은데, 과일 같은 신선식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면 고객들이 건너편 재래시장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겠느냐”며 우려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 면목점이 입점해 있는 쇼핑센터에는 방앗간, 액세서리 가게, 커피 판매점 등 중소 상인들이 다수 입점해 있다. 주차장을 포함한 3층 규모의 쇼핑센터이긴 하지만 시설이 낙후돼 있어 재래시장과 별 차이가 없다. 이마트에브리데이로 유입되는 소비자가 줄어든다면, 규모가 더 큰 면목 재래시장과의 모객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상인들의 걱정이다.

당연히 면목 재래시장의 입장은 다르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애초 약속한 대로 신선식품을 매대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한다.

면목 재래시장에서 과일을 파는 한 상인은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시장 입구에 입점하면서 장사가 잘 안된다”면서 “신문에서 이마트에브리데이가 과일을 안 판다는 기사를 봤는데 이제 와서 약속을 지키지 못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마트는 입장이 난처해졌다. 상생을 내걸며 신선식품을 팔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차에 말을 뒤집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쇼핑센터의 중소 상인들의 불만을 아예 무시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선식품 철수의 궁극 목적이 상생인 만큼 지역 상인들의 목소리를 다 듣고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라며 “다음달까지 양쪽 상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철수품목을 결정하는 등 해결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현재 신세계는 이마트에브리데이 중곡점의 신선식품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이달 말까지 일산점과 사당점에서도 신선식품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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