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풀린 美달러..亞 `유동성파티` 시작됐다

홍콩달러, 7년 저점돌파 타진..中-韓 통화도 강세
주식-부동산가치도 동반상승..중앙은행 대응 본격화
  • 등록 2012-10-24 오전 6:00:00

    수정 2012-10-24 오전 6:00:00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차 양적완화(QE3)로 달러화를 대규모로 풀어내면서 아시아 신흥시장의 통화가치 절상과 자산가격 상승 등 우려했던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주말 홍콩 중앙은행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뉴욕 외환시장에서 6억3300만달러(667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풀어 3년여만에 처음으로 미 달러화를 사들이는 시장 개입에 나섰다.

HKMA측은 “유럽시장에서 긴장이 다소 완화된데다 미국 달러와 금리가 동반 하락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노리고 홍콩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개입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페그제로 달러가치에 연동되는 홍콩달러는 지난 2005년부터 유지해온 7.75~7.85홍콩달러 박스권을 하향 돌파하기 직전이다.

연준이 찍어내는 달러화가 집중 유입되면서 통화가치가 뛰는 현상은 아시아 주요 국가들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 위안화와 한국 원화, 싱가폴 달러 모두 최근 석 달간 2~3%씩 절상되며 연중 최저치에 임박한 상태다.

이처럼 미국 양적완화 부작용이 가시화되면서 통화 절상과 자산 버블을 막기 위한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대응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날 호주 맥쿼리은행이 내놓은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 절상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사들인 개입 규모는 180억달러(19조8700억원)에 이르러 올 1월 이후 8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따지고 보면 경기 부양효과라곤 했지만 지난달 일본은행(BOJ)이 자산매입 규모를 80조엔에서 100조엔으로 높인데 이어 조만간 추가 자산매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도 엔화가치 하락을 막기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데이빗 포레스터 맥쿼리은행 주요 10개국(G10) 외환전략 담당 수석부대표는 “아시아 통화는 강한 절상압력에 노출돼 있다”며 “특히 연준의 지난 1차와 2차 양적완화 때와 달리 이번에는 글로벌 경제성장이 취약한 상황에서 자국 통화만 절상되는 것을 원치 않는 만큼 아시아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렇게 흘러 들어온 자금들은 아시아 금융자산과 부동산 등을 대거 매입하면서 자산가치를 높여 버블을 만들고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시 벤치마크인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이머징마켓지수는 무려 8% 이상 상승세를 타고 있고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 8월 중순 이후에만 10% 이상 랠리를 보였다. 홍콩 부동산 가격은 지난 199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한편 통화 추가 절상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겨냥해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아시아 금융자산에 대한 러브콜은 멈추지 않고 있다. 전날 미국 자산운용사 이튼반스가 우리 원화가 실제 가치보다 15~20% 저평가됐다는 이유로 한국 채권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유동성 파티’는 언젠가 끝나기 마련이고 이렇게 쌓은 거품도 꺼지기 마련이다. 우에 패퍼트 리오리엔트그룹 리서치 대표는 “미국 달러화가 유입되면서 이머징 아시아 주식은 물론 부동산 가격, 임대료 등을 상승시키고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리스크도 높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자칫 연준의 정책 변화로 거품이 꺼질 수 있고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통화정책을 긴축쪽으로 가져가 경기를 둔화시킬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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