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금통위 개최…한은 금리인하 '깜빡이' 켜져 있나

기준금리 연 3.5% 동결 유력…집값·가계빚 '발목'
환율 1300원대 초반으로 떨어져…운신의 폭 넓혀
소수의견 제기·이창용 기자간담회에 관심 집중
내수 부진 속 성장률 전망치 수정 여부도 주목
  • 등록 2024-08-22 오전 5:00:00

    수정 2024-08-22 오전 5:00:00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현 상황은 물가상승률 안정 추세에 많은 진전이 있었던 만큼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 조성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1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 이후 기자 간담회에서 금통위 차원에서 금리 인하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위한 ‘깜빡이’는 여전히 켜져 있을까. 한달여 만에 개최되는 22일 금통위 본회의에서 기준금리 결정보다 더 관심이 쏠리는 지점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13회 연속 동결 전망…‘내릴 결심’ 아직 어려울듯

이번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는 현 수준인 연 3.5%에서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앞서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문가 9명이 이번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관측대로라면 지난해 2월부터 13회 연속 동결이자, 최장 기간 금리 동결을 이어가는 것이다.

한은이 이번달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여전히 우세한 이유로는 △안정적인 경제성장률 경로 △수도권 중심 집값 상승세와 이에 연동한 가계 부채 증가세 △역대 최대 수준인 한미 간 금리 차 등이 꼽혔다.

성장동력 면에서는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6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연간 성장 기조가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 한국은행과 정부의 공통된 입장이다. 비교 시점인 올해 1분기 성장률이 높아서 상대적으로 뒷걸음질친 측면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가계 부채는 5월부터 3개월 연속 5조원대의 전월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풀이해보면 금리를 당장 인하해야 할 만큼 성장 기조가 망가진 것도 아닌데 국가 경제와 통화 정책 운용에 부담이 되는 가계 빚은 빠르게 늘고 있어 금리 인하 결정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뜻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한은이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많다. 연준이 오는 9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한미 간 기준 금리차가 역대 최대 수준인 현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먼저 내려 금리차를 더 확대시킬 수는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이 (금리 동결) 명분으로는 가계부채 부동산 시장 불안 등을 들 것이나 실제로는 연준보다 선제적으로 인하하는 것에 대해 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가 금통위 본회의 이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히는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의 3개월 후 금리 전망. (자료= 키움증권)


비둘기 늘었을까…이창용 총재의 ‘입’에 쏠리는 눈

다만, 일각에선 한은이 이번달에 전격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고, 시장 전문가 대다수가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면서 한은의 통화정책이 변곡점에 있음을 시사했다. 이데일리 설문조사에서 2명은 한은이 이번달 기준금리를 25bp(1bp= 0.01%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조사에서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린 것은 금리 동결 기조가 시작된 지난해 2월 금통위 이후 처음이다. 금리 동결을 내다본 전문가 중 7명(80%)은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원화 가치 상승)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데 있어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환율은 올해 3월 이후 최저 수준인 1330원 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전 고점(1377.2원)이 불과 2주 전인 이달 8일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최근 환율 하락폭이 얼마나 가팔랐는지 알 수 있다.

원화 강세, 달러 약세의 흐름이 이처럼 빠르게 진행된 이유는 미 경기 침체 우려 완화와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 때문이다. 경기 우려가 걷히면서 시장이 안정되는 가운데 연준이 오는 9월 최소 25bp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확실시되자 외환 시장이 달러화 약세와 한미 간 금리 차 축소 전망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금통위 당시만 해도 1380원 선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던 환율 레벨이 빠르게 낮아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한은의 부담도 한 가지는 줄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동안 고환율이 물가와 금융 안정에 위험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환율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한은이 (기준금리 결정에) 환율은 크게 보지 않을 것 같다”며 “금리를 인하하기에 우호적인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결정 자체보다는 ‘통화정책방향결정문’에 담긴 금통위원들의 입장 변화나, 이창용 총재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보내는 ‘신호’가 더 큰 관심사다. 한은의 차선 변경(통화정책 변화) 시도는 현재 진행 중인지, 금리 인하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금통위원 내부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위원은 늘었는지 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수정전망도 발표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한다. 올해 2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올해 경제성장률과 성장 경로에 대한 한은의 최신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지난 5월 23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2.5%, 물가상승률 2.6%를 전망한 바 있다. 한은은 지난달 16일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올해 성장률이 지난 전망과 같은 2.5%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반기에는 내수가 부진에서 탈출해 수출 호조에 더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판단이다. 물가상승률은 기존 전망치(2.6%)를 소폭 밑돌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대용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장은 “물가가 기조적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데다 지난해 8월 이후 몇 달간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하면서 전반적으로 둔화 추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데일리가 국내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4%(중간값)로 집계됐다. 5월 조사에서의 전망치(2.4%)가 유지됐다. 전문가들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5%(중간값)로, 석 달 전 전망(2.6%)보다 하향조정됐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수요측 물가압력을 낮추고 있기에 물가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이번 수정 경제전망부터 한은은 분기별 경제성장률 전망을 제시한다. 그동안에는 상반기 하반기로 나누어 하던 방식을 바꿔 성장 경로를 더 구체적으로 보여주게 된다. 이를 통해 통화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장과의 소통과 연결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한은측은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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