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70대 A씨는 지인의 소개로 한 코인 업체 직원 C씨를 소개받아 투자설명회에 참석했다. 비트코인과 같이 자사 코인 상장 시 수십 배 이상의 수익을 볼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한 A씨는 은퇴자금으로 모은 7000만원 전액을 투자했다. 이후 가까운 지인들에게도 해당 업체를 소개했고, 이를 통해 몇 개월간은 추천수당을 받았지만, 여러 사유로 지급 일정이 미뤄지면서 업체를 찾았을 땐 이미 폐쇄된 사업장만 확인할 수 있었다.
| 서울시청 전경. (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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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상자산을 활용한 다단계로 은퇴한 노인들의 노후 자금을 노린 불법 다단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5일 가상자산 불법 다단계 피해 주의보를 발령하고 가상자산 불법 다단계 사기 사건을 예방하기 위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9~2023) 60대 이상 사이버 사기 피해자 수는 약 4배나 증가하는 등 은퇴 세대의 퇴직금과 고연령층의 노후 자금을 노리는 불법 다단계 범죄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제보된 주요 사례를 보면 불법 다단계판매업자들이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에서 고연령층을 상대로 한 다단계 사업설명회에서 가상자산(코인, 캐시, 페이 등)을 지급한다고 꼬드겨 회원가입과 투자를 권유한 후, 투자금을 가로채는 식의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시는 가상자산 불법 다단계 피해 관련 선제적 예방을 위해선 불법 다단계 판매가 아닌지 의심한 후 공정거래위원회 또는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직접판매공제조합 등에 적법하게 등록된 다단계업체인지 여부를 확인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광고 마케팅(블로그 대행), 인터넷 쇼핑몰 분양, 홈페이지 등과 관련한 플랫폼 사업을 표방하며 영업하는 다단계업체가 늘고 있는 만큼, 이런 업체에 대해선 주의할 것을 강조했다.
시는 불법 다단계 영업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활동 및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총 13건을 형사입건해 검찰에 송치했으며, 올해는 7월 말까지 8건을 형사입건해 4건은 검찰에 송치하고 4건은 수사 중이다.
아울러,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불법 다단계업체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불법 다단계 판매행위에 대해 결정적인 증거를 첨부해 범죄 사실을 신고 또는 제보할 경우 최대 2억원까지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권순기 서울특별시 민생사법경찰국장은 “가상자산 투자를 빙자한 금전거래 방식의 다단계 범죄행위 등으로부터 5070 은퇴 세대 및 고연령층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민생경제에 피해를 유발하는 어떤 불법에도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시민 여러분들께서도 불법행위를 목격하거나 피해를 본 경우 신속하게 서울시에 제보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