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카카오뱅크는 이날 오전 6시 신규 취급분부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상품의 최대 한도를 2000만원씩 축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 한도는 기존 최대 7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최대 5000만원에서 최대 3000만원으로 각각 줄어들게 됐다.
카카오뱅크는 정부정책에 맞춰 지난해 말부터 신용대출 최대한도를 빠르게 축소해왔다. 출범 당시부터 지난해까지 신용대출 1억5000억원 한도로 취급했다. 하지만 올해 1월 1억원으로 줄였고 지난 5월에는 7000만원, 이번엔 5000만원으로 줄였다. 마이너스통장 또한 한도가 기존 1억5000만원에서 1월 1억원, 지난 5월엔 그 절반인 5000만원, 이번엔 3000만원으로 줄였다.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1년도 안 된 사이에 무려 80%가 쪼그라든 셈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그간 고신용 대출의 매력도를 내리는 정책을 유지해왔는데, 최근 시중은행들이 한도를 비슷하게 낮추면서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 고객을 위한 상품인 중신용대출, 중신용플러스대출 상품의 한도는 유지한다. 이들 상품의 최대 한도는 1억원이다.
카카오뱅크의 이 같은 결정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및 중금리대출 확대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은행들에게 총 가계대출 증가율을 5~6% 수준으로 관리할 것으로 요청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46조3000억원으로 7월 말보다 6조2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이 7월(9조 7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6월(6조3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직장인 대표 신용대출 상품인 ‘우리WON하는 직장인 대출’ 최고한도를 최대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조정했다. 마이너스통장 최대 한도는 올해 1월부터 5000만원으로 조정된 상태다. KB국민은행도 최근 마이너스통장 대출한도를 5000만원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신용대출 한도 연소득 이내 축소를 이달 내 시행 검토중이다.
다만 시중은행 중 NH농협은행은 아직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까지 줄이진 않았다. 현재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일반 직장인 대상 상품) 모두 최대한도가 1억원이다. 다만, 대출은 ‘연소득 100% 이내’에서만 가능하다. 케이뱅크도 아직은 신용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하지는 않은 상태다. 케이뱅크 신용대출 최대한도는 2억5000만원, 마이너스통장은 1억5000만원이다.
은행 뿐만 아니라 2금융권도 신용대출 조이기에 들어갔다. DB손해보험은 지난 1일부터 자사 신용대출 신규 영업을 중단했다. 오는 12월31일까지 홈페이지·모바일·콜센터 등 모든 채널에서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는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계획에 따라 전년 대비 증가율을 조절하기 위해 일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들도 금융당국 요청에 따라 신용대출 한도 연봉 내 축소를 검토 중이다. 일부 저축은행은 가계대출 총량에 걸려 전세담보대출 등의 상품판매를 중단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거의 매일매일 규제가 생겨나고 있고, 은행권마다 한도도 변하니 영업점에서도 상당한 혼선을 빚고 있다”며 “특히 고객들은 앞으로 급전이 필요할 때 대출을 받지 못할까봐 미리 받아놓고자 하는 문의가 계속 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