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송구영신

  • 등록 2019-01-02 오전 5:00:00

    수정 2019-01-02 오전 5:00:00

[강선우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전문위원] 어쩌다 보니 칼럼을 쓰면서 새해를 맞게 됐다. 2018년을 정리하고, 새롭게 맞이할 2019년을 떠올렸다.

우선 경제적 측면에선 다소 힘겨웠던 지난 한 해를 그려봤다. 최저임금이 6470원에서 7530원으로 인상됐지만 저임금 노동자들의 기대치엔 많이 부족했다. 올해 다시 8350원으로 오르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시간당 최대 16달러(1만7856원)를 받는 미국 시애틀주의 절반 수준이다.

그럼에도 주는 쪽에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체감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기대 수익마저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지난겨울 구세군 자선냄비도 꽁꽁 얼어붙어, 서울 지역은 2017년의 20% 수준에 머물렀다고 한다.

자동차업계의 절반 수준 임금으로 생산 경쟁력과 고용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던 광주형 일자리가 끝내 무산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공약으로도 명시된 내용이지만 결국 ‘신뢰의 붕괴’가 발목을 잡았다. 5년간 임금협상을 유예한다는 내용에 노동계가 반발하면서 어긋났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직접 협상에 나서 다시 불씨를 되살릴 예정인데,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다. 올해는 부디 성장의 온기가 저소득층으로 전이돼 진화의 동력으로 쓰여야 할 텐데 말이다.

외교안보 등 정치 부문에서는 지난해 괄목할 만한 이슈가 많았다는 평가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문 대통령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악수를 나눴다.

이후 판문점에서 백두산까지, 남북정상은 한 해 동안 세 차례에 걸쳐 만났다.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 핵무기와 핵 위협 없는 한반도, 가까운 시일 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 약속에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집중됐다.

지난여름에는 최초로 북미정상도 만났다.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북미 두 정상은 인공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놓인 앞에서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국내에선 윤창호와 김용균 두 청년이 우리 사회를 움직였다. 그들의 희생은 더 안전한 대한민국, 조금 더 나라다운 나라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입법통과를 하는데 힘이 돼 주었다.

사회문화적으론 미투, 젠더 이슈가 주로 회자됐다. 한 여검사의 폭로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투 운동은 정치·문화·학계 가릴 곳 없이 전 방위적으로 불이 붙어 번졌다.

용기 있는 폭로를 응원하고 그들의 상처에 함께 아파했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서 드러난 추악한 민낯은 부끄럽기 그지없었다. 그 동안 피해자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미안함에 고개가 숙여지기도 했다.

‘불자동차’라는 오명을 받은 BMW 화재도 유난히 더웠던 지낸 여름을 더 덥게 했다. 지난해 7~8월 하루걸러 한번 꼴로 발생한 BMW 차량 화재와 관련해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를 벌인 끝에, BMW에 11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결함 은폐·축소 의혹에 대해선 검찰에 고발했다. 국내에 등록된 BMW 차량 중 40% 이상이 리콜 대상이 되면서 BMW는 현재까지 리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생각해보면 사회 발전 속도는 일반 대중의 기대치에 꾸준히 부합하지 못했다. 올해도 아마 그럴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연초, 새해 벽두부터 현실과 타협하고 싶진 않다. 글을 쓰다 보니 어느덧 ‘황금돼지’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모두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밝은 내일, 행복한 미래를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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