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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는 이날 대연정 구상 합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연정 합의는 안정적인 정부를 위한 토대를 만들 것”이라고 협상 타결을 선언한 후 “우리가 미래에 계속해서 좋은 환경을 누리기 위해서는 사회기반시설을 현대화하고 디지털화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최대 쟁점이었던 기간제 근로 계약 기간을 현행 최대 24개월에서 18개월로 낮추기로 절충했다. 내각 배분 문제도 사민당에 재무장관과 외무장관 등을 내주는 ‘통 크게’ 양보했다. 특히 재무장관직은 기민당이 8년간 양보한 적이 없는 자리로 사민당이 가장 큰 실리를 챙긴 부분으로 꼽힌다. 각각 사민당 소속의 올라프 슐츠 함부르크 시장과 마르틴 슐츠 사민당 대표가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타협을 해야 했다”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털어눴다. 마르틴 슐츠 사민당 대표는 회견에서 “연정 합의서에 따라 유럽연합(EU)의 미래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독일은 다시 EU에서 적극적이고 선도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했다.
메르켈 4기 내각은 이르면 내달초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사민당이 46만3000여명의 전당원 투표를 실시하는 데 3∼4주 정도가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메르켈 총리에게 순탄한 여정만 남은 것은 아니다. 사민당이 ‘중간평가’를 공언한 만큼 언제든지 재선거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4개월간의 대연정 협상은 정치적 혼란을 불러왔고, 이는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대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