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 딜러 없다`..44년째 美 도요타 판매왕의 성공 비결

롱고도요타, 지난 해 1만3241대 판매..한국도요타의 2배
취업도 재취업도 어려워..세일즈 보상 위해 직원 최소화
  • 등록 2011-12-09 오전 9:00:02

    수정 2011-12-09 오전 3:35:18

[로스앤젤레스(미국)=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한 달에 1000대 이상 자동차를 팔아치우는 딜러가 있다. 롱고도요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도요타와 렉서스를 파는 44년 `장수 판매왕`이다. 리콜 파장이 남았던 2010년만 해도 한국도요타(6629대)의 2배에 달하는 1만3241대를 팔았다.

미국에서 도요타를 사려면 첫번째로 도요타 웹사이트에 가고, 두번째로 롱고도요타 웹사이트를 찾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 장기 근속 문화..메뚜기 딜러는 불가능 

지난 7일(현지시간) 한국 기자들과 함께 롱고도요타를 방문했다. 48 에이커에 달하는 면적에 7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판매와 정비, 판금공장은 물론 기업대상 렌탈 서비스, 중고차 판매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한다. 정비공장의 리프트 수만 해도 97개, 각종 소모품을 파는 서비스존에는 스타벅스와 서브웨이 등이 입점해 있을 정도.    
▲ 롱고도요타의 정비공장. 97개의 리프트가 있다.
하지만 `장수 판매왕`이 된 비결은 보는 이를 압도하는 외관 때문만은 아닌 듯 했다. 존 킴 제너럴 세일즈 매니저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첫 번째 임직원, 두 번째 제품, 세 번째는 고객관리이며, 이렇게 44년동안 비즈니스를 해 왔다"고 했지만, 자세한 내막이 궁금했다.

그러다 액자 하나가 눈에 띄었다. 롱고도요타에서 10년, 15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의 사진. 영업과 기술파트 등에서 30년 이상된 직원도 3명이나 된다고 했다.  
▲ 롱고도요타 벽면의 액자


어떤 회사이길래 6개월마다 회사를 갈아치우는 우리나라 수입차 영업맨들과 다른 걸까. 

한양대 공대를 졸업하고 자동차가 좋아 쉐보레, 포드 등을 거쳐 롱고도요타에서 일하는 진킴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롱고도요타는 한번 들어오면 나가기 싫어지는 회사"라면서 "한국선 개인감정으로 직원을 부리기도 하지만, 이 곳은 윗 사람이라 해서 목에 힘주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회사에서 최고 매니저였어도 이력서쓰고 2달 동안 시험을 본 뒤 합격해야 한다"면서 "입사후에도 업무 과정과 문화가 달라 처음 세일즈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롱고도요타에서 일하다 다른 회사 영업맨으로 잠시 옮겼다면 재취업은 가능할까. 진킴씨는 고개를 저었다. 메뚜기 딜러는 불가능하다는 것. 그는 "롱고도요타에서 세일즈를 하다 주유소 개인사업을 하겠다고 나갔다 해도 10년 뒤에야 재취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업계 최고의 대우..영업사원 최소화

취업도 어렵고 재취업은 거의 불가능한 구조인 것. 그럼에도 롱고도요타를 좋아하는 이유를 물었다. 진킴씨는 "제너럴 매니저급이 되면 2만5000달러(2827만5000원)의 월급에 두둑한 보너스를 받는 등 업계 최고의 대우를 받는다"고 말했다.

롱고도요타는 35개 언어를 다룰 만큼, 미국인 뿐 아니라 한국이나 일본 등 소수 민족 고객까지 신경쓰고 있었다. 그만큼 능력과 자부심이 상당한데, 폴킴 제너럴 세일즈 매니저는 또 한가지 비법을 공개했다.   그는 "44년동안 미국내 최고 딜러였지만, 2006년 2만8866대를 팔았던 피크 포인트에서 판매량이 절반 정도로 줄게 됐다"면서 "그래서 영업사원의 소득을 높이려고 50명에 달했던 리테일 영업사원을 28명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무조건 사람을 늘리기 보다는 능력만큼 최대한 보상해 성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영업맨들의 조건과 능력이 좋아 평균 18대를 판다지만, 목표를 못 채운 영업사원은 어떻게 될까. 진킴씨는 "매달 최하 성적의 직원을 자르는 회사도 많은데, 롱고도요타는 그렇지 않다"면서 "최소 한 달에 12대 정도 팔아야 하는데, 첫 달에 못 팔면 경고를 주고 그 다음달도 12대 미만이면 그 때서야 해고 절차를 밟는다"고 설명했다. 

기자단 투어를 맡았던 케리 게스트 릴레이션스 디렉터는 "롱고는 1967년 도미니크 롱고씨가 창업했는데, 1987년 펜스키가 합병했지만 롱고의 문화와 마음가짐을 유지하기 위해 이름을 버리지 않고 롱고도요타로 유지됐다"고 말했다.

▲ 롱고도요타 건물 앞 주차장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신차들. 건물 안에서 차량의 스펙과 가격등을 협의한 뒤 주차장에서 직접 고객이 차를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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