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벗은상의'와 '자개치마' 그 불일치에 관해…강지연 '욕망'

2020년 작
삶을 향한 작가 스스로의 갈망 드러내
'형편'과 '욕구' 사이 괴리감 동시 표현
  • 등록 2020-04-26 오전 12:15:01

    수정 2020-04-26 오전 12:15:01

강지연 ‘욕망’(사진=키미아트)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나풀거리는 치마폭을 잔뜩 펼친 채 알 수 없는 춤 동작에 몰두하는 여인. 화면의 절반을 차지한 화려함과는 대조적으로 나머지 절반의 사정은 그리 편치 않아 보인다. 상의를 벗어던진 채 두 눈을 가린 팔뚝이 여의치 않은 감정상태를 다 드러내고 있는 거다. 하지만 거기까지. 그이가 처한 내밀한 형편을 더 이상 알아낼 방법이 없다.

그런데 의외로 힌트는 여기에 있다. ‘욕망’(Desire·2020)이란 작품명. 작가 강지연은 자신의 정서적인 면을 꺼내놓는 작업이 낯설지 않단다. 삶을 향한 갈망이 늘 꿈틀거린다니까. 이 과정을 통해 누군가에게 친밀감을 던지려는 욕구를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타인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지점까지 만들어둔다니.

문제는 형편과 일치를 보지 못하는 욕구의 빈곤함일 터. 그 이질적인 관계성이 작가가 공들여 장식한 작품 속 여인의 치마에서 도드라진다. 섬세하게 자개를 얹어 소통이 어려운 양 극단의 괴리감을 표현하고 있다.

6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키미아트서 서예지·신하늘과 여는 기획전 ‘즐거운 고독’(The Pocket of Solitude)에서 볼 수 있다. ‘2020 키미포유 공모 선정작가’ 전으로 마련했다. 캔버스에 아크릴·자개. 27.5×41㎝. 작가 소장. 키미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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