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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근사한 스카프를 두른 소년이 허공에 비눗방울을 만드는 중이다. 날리는 머릿결을 한껏 제치고 한 손을 펼친 모양이 바람을 맞는가 보다. 그런데 이 소년, 범상치 않다.
작가 이상섭은 나뭇가지(주로 회양목) 껍질을 하나씩 벗겨내고 일일이 실크실을 돌돌 감아 두툼한 조각을 만든다. 노동도 이런 노동이 없다. 왜 굳이 수행같은 작업을 하나.
‘바람아 불어라’(2017)에 이미 바람은 불었다. 맞바람 비눗방울이 되레 얼굴을 때릴 텐데. 괜한 걱정이 생긴다.
내달 7일까지 서울 종로구 경희궁1가길 복합문화공간에무서 이상윤과 여는 2인전 ‘락:락’에서 볼 수 있다. 수지·실크실·폴리에스테르에 아크릴. 25×45×55㎝. 작가 소장. 복합문화공간에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