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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고사 시절을 풍미한 대표적인 영어 학습서가 성문종합영어다. 1967년 성문각(成文閣)에서 출간한 이 책은 1000만권 이상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 전설적인 영어학습서를 집필한 이가 고 송성문 선생이다.
송 선생은 1931년 평안북도 정주 출생이다. 2년제인 신의주교원대를 졸업 교사 생활을 하다 6·25전쟁을 맞았다. 단신으로 월남한 뒤 1952년 군에 입대해 통역장교로 일하며 영어실력을 쌓았다.
‘성문종합영어’를 집필한 시기는 마산고에서 영어교사로 일하던 1967년이다. 성문종합영어가 영어학습서 시장을 평정하자 서울로 상경, 전국 최고 명문으로 꼽히던 서울고로 옮겼다. 1969년부터는 종로에 위치한 단과학원인 경복학원에서 당시 돈으로 500만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월급을 받으며 영어강사로 명성을 떨쳤다.
송 선생은 영어학습서를 집필하고 학원강사로 일하며 모은 돈을 주로 문화재를 수집하는 데 썼다. 2003년 3월에는 운보 김기창 화백의 ‘동해일출도’를 비롯해 국보 4건과 보물 22건을 기증해 같은 해 6월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받았다. 이후 간암 판정을 받고 8년간 투병하다 2011년 9월 22일 향년 81세로 타계했다.
수능시험이 도입된 1990년대 영어 학습서 강자는 ‘능률교육’이었다. 능률교육은 수능시험에서 독해 능력이 중시되면서 인기를 모은 ‘리딩 튜터’를 발간한 곳이다.
능률교육은 이찬승 현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가 1980년에 설립했다. 영어학습서를 발간해 큰 돈을 번 이 대표는 아이러니하게도 수학전공자다. 1949년생인 이 대표는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했다.
이와 함께 1990년대 들어 토익·토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토익·토플 강사들이 각광 받았다. 박정 박정어학원장, 고 이익훈 이익훈어학원장 등이 대표적이이다.
1947년생인 고 이익훈 이익훈어학원장은 이 원장은 미주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다 1983년 귀국해 학원가에서 ‘읽는 영어’가 아닌 ‘말하는 영어’에 중점을 둔 강의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토플·토익 듣기능력 향상을 위한 전략적 교수·학습법 연구’란 논문으로 단국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한양대 영어교육 겸임교수 등으로 활동하다 2008년 5월 지병인 전립선 암으로 타계했다.
‘생활영어’로 유명한 민병철 건국대 국제학부 교수는 1980년대 문법·독해 위주의 영어학습을 회화 위주의 ‘생활영어’로 바꾼 인물이다. 중앙대와 미국 노던일리노이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중앙대와 외국어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 문화방송(MBC)의 ‘생활영어’ 프로그램을 1981년부터 3년간 진행하며 영어 보급에 앞장섰다. 중앙대 교양학부 교수를 거쳐 2009년 건국대 국제학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지금은 민병철교육그룹 이사장과 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가 집필한 ‘민병철 생활영어’ 교재는 대략 100만권 이상 팔려 실용 영어 책으로는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