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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40(1.24%) 오른 2482.1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6.47포인트(0.84%) 상승한 779.26에 마감했다.
전날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기조 속에서 디스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을 언급하면서 미국 증시에 안도감이 유입되자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3거래일 만에 유입된 것도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전날 파월 의장의 발언을 앞두고 방향성을 잡지 못하던 뉴욕 증시의 상승 마감을 이끈 것도 AI 관련주다.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에서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공동창업자 겸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 회장과의 토론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의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고용과 같은 경제 지표가 강력할 경우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며 매파적 발언을 이어갔다.
하지만 시장은 인플레이션 하락 등의 언급에 주목하면서 상승세로 가닥을 잡았고, 이를 견인한 것이 AI 관련주다. 이날 자사 검색엔진 ‘빙’에 오픈AI와 같은 챗봇 기술을 도입한다고 밝힌 MS는 4.20% 급등하며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했다. 전날 AI 서비스 ‘바드’의 출시를 공식 발표한 구글은 4.61% 뛰었다. AI 구동에 쓰이는 고성능 반도체 설계 능력을 갖춘 엔비디아와 AMD도 각각 5.14%, 2.66% 상승했다.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중국 최대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도 12.15% 급등했다. 바이두는 챗GPT와 비슷한 ‘어니봇’에 대한 내부 테스트를 다음달 마무리하고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 성장성 높지만…단기 과열 우려도 커져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IT 대기업들이 앞다퉈 AI 기술을 선보이고 있어 중장기 성장성이 높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AI관련주가 챗GPT발(發) 테마로 엮여 있는 만큼 리스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테마주의 경우 투자의 기본이 되는 밸류에이션과 실적,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관련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가격 급락 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예가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의 싸움이 펼쳐졌던 2016년 국내 증시 상황이다. 인간과 AI의 역사적 대결로 주목 받으며 강세를 보였던 AI 관련주들은 재료가 소멸되자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시장 불확실성이 줄고 경기침체 가능성도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테마성이 짙은 성장주가 주목받는 것”이라며 “AI 산업은 중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높지만 기업들의 사업이 시장에 안착하기 전까지는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어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