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지난해 서울 지하철 총 수송인원은 19억5000만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26억7000만명에 비해 30%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외출을 자제하고 재택근무 등을 시행한 것이 승객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지하철 운송수입도 5000억원 가까이 급감하면서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재정 상황도 더욱 열악해졌다.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1년 지하철 수송인원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현재 공사는 서울 지하철 1~8호선 및 9호선 2, 3단계(언주~중앙보훈병원) 구간을 운영하고 있다.
| 지난해 서울지하철 수송인원. 코로나19 확산 여부에 따라 지하철 수송인원이 증가·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 주황색 그래프는 하루 수송량 추세선, 파란색 그래프는 일일 확진자수.(서울교통공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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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철 수송인원은 총 19억5103만명(일평균 534만5299명)으로 2020년(19억3446만명)에 비해 1657만명(0.9%)이 늘었다.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수송인원(26억7143만명)과 비교하면 2년 동안 매해 30% 가까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공사의 운수수입은 지난해 1조 1542억원으로 2019년(1조6367억원)에 비해 30% 가량 줄었다. 2020년 운수수입은 1조1932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코로나 발생 이전과 비교하면 한해 운수수입 감소분은 4825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예상되는 공사의 당기순손실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난해 지하철 호선별로는 일평균 156만 5580명의 승객이 이용한 2호선이 전체 노선 수송량의 29.3%를 차지해 가장 많은 승객을 수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사별로는 지난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 역은 전년도에 이어 2호선 강남역(일평균 9만3824명)으로 나타났다. 이어 잠실역(7만6419명), 신림역(7만4818명) 등의 순이었다. 이와는 다르게 수송인원이 가장 적은 역은 2호선 신답역(1638명), 4호선 남태령역(1693명), 2호선 도림천역(1838명) 등이었다.
지난해 지하철 1~8호선 전체 무임수송 인원은 2억 574만 명(전년대비 1006만명 증가)으로, 전체 승차인원 중 비율은 15.9%를 차지했다. 이들의 수송을 운임으로 환산하면 약 2784억 원에 달한다.
| 서울교통공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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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임수송 인원 중 65세 이상 어르신이 83.0%(일평균 46만8000명)로 전년 대비 1.2%p(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최근 5년 간 가장 높은 비중이다. 장애인이 16.0%(일평균 9만명), 국가유공자·독립유공자 등 기타 인원이 1.0%(일평균 6000명)을 각각 차지했다.
매년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재정이 열악한 공사는 무임수송 손실에 대응하기 위해 국회에 도시철도법 개정을 요청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면 무임수송 손실분의 일부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지난해 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개정안이 논의됐지만 결국 통과되지는 못했다.
| 지난달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 노사 대표가 무임수송 국비보전 건의문을 주요 대선캠프에 제출했다. 건의문을 제출한 전국도시철도 노사 대표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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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공사를 포함한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서울·부산·인천·대구·대전·광주) 노사는 지난 달 25일 부산에 모여 무임수송 국비보전에 대한 건의문을 채택했다. 또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등 정당 대선캠프에 해당 건의문을 제출했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불안정하지만 올해도 안전과 방역을 꼼꼼히 살펴 시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