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기반 검색을 제공했던 인터넷 포털들은 대화형 엔진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음성 검색 시대에도 왕좌를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고,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은 음성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검색 시장에서 인터넷 포털을 뒤쫓고 있다.
2020년이 되면 전체 검색의 50%가 음성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되는 등 검색 시장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부 AI 플랫폼이라 부르나 AI스피커를 대하는 입장은 차이가 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타이핑하지 않고 질문하는 시대’에 생존이, 삼성전자에는 스마트폰의 기능 고도화가, SK와 KT에는 미디어(IPTV) 같은 기존 서비스 고도화가 최대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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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 구글I/O 기조연설에서 순다 피차이 CEO는 구글의 모바일 검색 중 20%가 음성 검색이라고 공개한 바 있으며, 영국의 경제 매체 캠페인은 컴스코어(comScore) 자료를 인용해 2020년에는 전체 검색의 50%가 음성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커머스기업 아마존의 ‘알렉사’는 출하량 기준으로 전세계 AI스피커 시장의 67%를 차지하고 있고, 구글(알파벳) ‘어시스턴트’, 애플 ‘시리’, 삼성전자 ‘빅스비’가 서비스되고 있다.
무한경쟁 속에서 검색 강자들은 ‘대화 엔진’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강인호 네이버 서치 리더는 “AI스피커에서 달라진 게 대화엔진”이라며 “대화의 문맥을 이용해 다음 질문에 대해 맥락을 이해하는 자연어 처리 엔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 검색을 통해 매일 3억 건 이상 처리되는데, 어떤 단어를 이야기하면 동요하고 또 그렇지 않은지 이해력을 높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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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AI플랫폼을 구축하느냐(SK텔레콤·KT), 네이버 클로바 플랫폼을 활용하느냐(LG유플러스)는 갈리지만, 통신사들은 IPTV와 사물인터넷(IoT)의 강점을 AI스피커 2차 대전에 적극활용하고 있다.
통신3사는 이미 건설사들과 제휴해 분양 단계에서부터 AI스피커와 홈IoT를 미리 집어 넣은 스마트 아파트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AI스피커의 음성 인식 자체가 검색인데 그것만으로는 네이버나 카카오(다음) 등과 겨루기 쉽지 않다”며 “검색 말고 소비자들이 스피커에서 요구하는 ‘브래드피트 영화 찾아줘’, ‘불꺼 줘’ ‘아파트 관리비 얼마지?’ 같은 명령을 이행하는 행동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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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멜론이나 지니뮤직 같은 음원 서비스 회사들은 고객을 늘리거나 충성도를 높일 수 있지만 AI스피커 입장에선 비용일뿐이다. AI스피커에 광고를 붙일 수 있는 게 아니고, 고객의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음악 자체를 트는 일이 화두다.
현준용 LG유플러스 AI사업부장(전무)은 “네이버 클로바 플랫폼을 이용한 AI스피커(U+우리집AI)에는 네이버뮤직과 (LG유플러스가 2대 주주인)지니뮤직, 모두 서비스한다”고 말했다. 어디랑 제휴해서 더 많이 수익을 내느냐가 아니라 더 빨리, 고객이 원하는 대로 서비스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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