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토크]"중국사업? 남들 다 하는 불고기도 차별화해야 뜬다"

  • 등록 2015-01-27 오전 3:00:00

    수정 2015-01-27 오전 3:00:00



[베이징= 이데일리 김경민 특파원] “중국은 여전히 기회의 땅이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무작정 중국에 진출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차별화된 전략과 치밀한 준비를 통해 중국에 진출해야 합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중국에 도전장을 내민 기업은 많지만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기업은 아직 많지 않다. 특히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나 개인 사업자는 더욱 그렇다. 신자상 만커피 회장(63·사진)은 이런 중국 시장을 제대로 공략해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철저한 준비는 어디에서나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창업하면 10곳 중 4곳이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고 있다. 경기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사람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좁은 상권에 경쟁 다툼도 치열하다. 이에 비해 여전히 7%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는 `성장 공룡` 중국은 기회의 땅임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중국에 진출한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몇몇 기업들은 아직도 손익분기점도 넘기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빚더미를 이기지 못한 일부 중소기업들은 야반도주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은 이런 사례들은 준비되지 못한 상황에서 무조건 중국이 좋을 것으로 생각하고 진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한국보다 아직도 인건비, 임대료, 재료비 등은 싼 편”이라면서 “게다가 마른 걸레서 물을 짜야 하는 한국보다 경쟁도 상대적으로 덜 치열한 편이고 수요가 뒷받침된다는 점에서 중국의 창업 환경이 한국보다 나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만 하면 성공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고 경고하면서 “어느 창업이나 그렇듯 제대로 된 분석과 철저한 준비는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인의 취향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판단이다. 신 회장은 “물건을 팔 때는 대상이 되는 층의 성별, 나이 등 유형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이런 분석을 하며 느낀 건 중국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커피 실내 전경


중국에서도 원칙은 지켜라

사실 그가 중국에 진출한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다. 지난 2006년 한식당 ‘애강산’을 시작으로 따지면 올해가 딱 10년 차가 되는 해다. 2011년에 1호점을 낸 커피전문점 만커피의 운영 시간은 더욱 짧다. 애강산의 중국 내 매장 숫자는 3개, 만커피는 80여 개다. 만커피는 올해 200개까지 덩치를 크게 부풀릴 계획이다. 만커피의 8개 매장은 직영이고, 나머지 매장은 신 회장이 지분을 절반가량 갖는 준 직영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신 회장은 사실 한국에서 요식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으로 한국 내 샤부샤부 음식점 체인 정성본을 비롯해 또순이순대, 춘천집, 고구려 등 여러 요식업 상표를 갖고 있다.

만으로 10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중국에서 내놓으라 하는 브랜드로 성장한 비결에 대해 신 회장은 기본 원칙을 지킨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중국에 주먹구구식으로 진출한 중소기업들이 중국에서 기본적인 원칙도 지키지 않아 문을 닫는 경우를 허다하게 봤다. 신 회장은 “중국에 진출해도 독자적으로 생존하고 일을 하려고 해야 한다”며 “언어와 문화 등의 차이를 겁내 한국 기업 대다수가 중국인이나 중국 기업과 합작하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절대 옳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특정 산업에 대해 의무적으로 합작하게 하는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그런 경우가 아닌데도 합작을 통해 중국 진출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러면 결국 진정한 주인이 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계약할 때는 꼭 계약 상대방이 누군지 확인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에서는 그렇게 꼼꼼했던 사람들도 중국에 와서는 계약 상대방이 누군지도 모르고 계약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임대 계약을 할 때, 중간 관리인이 본인을 통해 하면 된다는 말만 덜컥 믿고 계약했다가 나중에 집주인이 모르는 경우라고 발뺌해 손해를 입는 때도 있다.

세금을 제대로 내고 꼬투리 잡힐 일을 하지 않는 것도 기본 중의 하나다. 신 회장은 “영세기업들은 잘 몰라서도 있지만, 세금 문제 등에서도 취약한 편”이라면서 “만약 직원이 그 내용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어떻게 나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지는 불 보듯 훤한 일”이라면서 작은 부분까지 원칙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만의 경쟁력으로 차별화해라

철저한 준비와 기본적인 원칙을 지킬 준비가 끝났다면, 마지막으로 챙겨야 할 것은 나만의 경쟁력이다. 예를 들어 음식점이 맛있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주변의 비슷한 음식점보다 맛있게 할 자신이 없으면 그 근처에 문을 열지 말아야 한다. 여기에 공간의 분위기와 서비스 등이 맞물린 나만의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요식업을 처음 시작할 때가 딱 그랬다고 한다. 신 회장은 “독일의 소시지에 비해 우리의 순대는 맛이나 영양에 있어 절대로 뒤지지 않는 훌륭한 식품”이라면서 “그런데 소시지는 종류만 300여 가지로 체계화된 제조법과 브랜드가 있는데 순대는 그런 게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우리만의 기록의 역사가 없다는 점이 안타까워 그런 기록을 만들고자 시작한 것이 순대였다는 것. 처음에 개발한 순대 종류만 36가지였다.

음식 장사를 한다고 음식만 맛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전 화랑을 경영하면서 배웠던 것은 비싼 작품이 가장 좋은 작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세월의 흔적이 묻은 것들이나 본인의 취향에 맞는 물건들을 짜임새 있게 놓고 전체적인 공간과 한 두 가지만이라도 여느 식당과는 다른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된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요즘 불고기에 꽂혀 불고기 전문점을 올해 베이징에 선보일 계획”이라면서 “한국 음식에서 불고기가 그렇게 새로운 메뉴도 아니고, 맛도 크게 색다르게 하기는 쉽지 않은 메뉴지만, 전체적인 조합을 통해 새로운 불고깃집을 내놓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곧 문을 열게 될 불고깃집이 다른 불고깃집에 비해 어떻게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만커피 역시 하루종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라는 점이 성공 비결이었다. 신 회장은 널찍한 공간에 안락한 소파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백열등과 할로겐 등으로 실내를 꾸몄다. 또, 한국처럼 초고속 인터넷 시설을 갖추고, 음식을 주문받자마자 공개된 주방에서 만들며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대기표로는 곰돌이 인형을 주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다른 커피 전문점과는 다르게 느끼게 했다.

이 때문에 중국 내에는 `짝퉁` 만커피 집들도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신 회장은 최근 고민은 이런 후발주자들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어떻게 하면 더 남다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세계적인 커피감정사(큐그레이드) 심사관을 영입해 유명 원산지의 원두를 직접 들여올 계획이다. 또 온라인 시장 판매 진출과 함께 커피 공장, 박물관, 교육 등이 어우러진 커피테마파크도 차린다.

신 회장은 “음식장사는 단순히 음식만 파는 게 아니라 분위기와 서비스까지 파는 것”이라며 “작은 돌멩이라도 어떤 이야기를 입히든 모양을 바꾸든 해서 독특한 돌멩이로 바꿔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신자상 정성본 회장은

1951년생으로 경상남도 함안 출신이다. 중학교를 졸업 후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입주 교사를 하며 용산고등학교를 다녔다. 1975년부터 골동품, 미술품 등을 다루는 화랑을 경영하다 1985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또순이순대로 요식업에 진출했다. 이후 닭갈비 전문점인 춘천집, 록카페 고구려, 이탈리안음식점 스파비, 조선뚝배기, 삼삼구이, 정성본 등의 음식 체인들을 잇달아 만들어내는 등 국내 외식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2006년에는 중국 베이징에 한식당 애강산 1호점을 문을 열며 중국에 진출했고, 2011년에는 커피전문점 만커피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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