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승기-上] 새내기 전무님이 기다리는 `아슬란`

  • 등록 2014-12-13 오전 3:00:42

    수정 2014-12-14 오전 10:19:29

[조영훈 부국장 겸 산업부장] 연말연시 재계와 금융계는 인사에 울고 웃는다. 올해처럼 불경기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면 웃는 사람보다는 고개숙이며 말없이 떠나는 이들이 많게 마련이다. 기업의 꽃은 ‘임원’이라고 하지만 임시직이라는 자조가 더 어울리는 2014년말. 그래도 바늘 구멍을 통과해 ‘별’을 다는 이들이 있다.

최근에 임원이 된 지인에게 현대차가 새로 내놓은 ‘전륜 구동 대형세단’ 아슬란 시승차가 왔다는 소식을 전하자 대뜸 “2개월 기다리기로 했어. 아슬란 타보면 꼭 소감 좀 얘기해줘”라며 신신당부를 했다.

대형차와 준대형차의 사이를 오가는 새로운 세그먼트. 그래서 출시에 앞서 유독 ‘마르샤의 데자뷔’가 될 것이라는 악담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실제 처음 임원이 되고 회사가 주는 첫 선물로 이차를 선택한 사람들에게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으리라.

아슬란의 정면은 한층 넓어진 새로형 라디에이터그릴을 채용하면서도 데일라이트를 적극적으로 채용해 남성적이면서도 이름에 어울리는 시원한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 임원차의 상징이었던 ‘그랜저’는 2011년에 출시됐으니 지나칠 정도로 디자인에 익숙해졌고, 변화를 바라는 시각들이 생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3000cc와 3300cc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된 아슬란은 자가운전을 해야 하는 상무와 전무들에게 안성맞춤인 차다. 실제로 많은 기업에서 임원들의 차를 배정할 때 배기량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슬란은 옵션에 따라 상무부터 전무까지 올해 어려운 진급 관문을 뚫은 임원 승진자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

‘침묵을 다루는 외계인’을 스카웃 했나

아슬란을 처음 만난 느낌은 익숙함이다. 부인의 차가 2014년형 그랜저인 까닭에 자주 운전해봤던 경험이 있어서 인지 운전석에 앉았지만 전혀 낯설지 않다. 혹자는 그랜저를 모방했다고 비난을 하기도 하지만 사실 다른 자동차업체도 인테리어 디자인 컨셉은 세그먼트별로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 아우디 A4와 A6를 비교해도 MMI부터 계기판, 심지어 기어노브까지 같은 디자인 콘셉트를 공유한다. 아슬란의 실내도 마찬가지이다.

아스랄의 뒷면은 선형을 강조하면서도 날렵함을 강조하는 슬림형 디자인으로 전면에 비해 심플함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같은 듯 다른 점들이 더 크게 다가왔다. 우선 시동을 걸었을 때 마치 전기차처럼 ‘소음’이 없다는 점이다. ‘침묵을 느낄 정도로 정제된 소음방지 기술’은 이미 렉서스에서 느꼈던 첫 경험을 능가한다. 그랜저도 소음을 잘 다룬 차다. 그랜저에서 등받이까지 미세하게 느껴졌던 엔진의 미동은 아슬란에 이르자 발끝에서 그치고 만다. 단연코 전세계 어느 차 중에서도 돋보이는 ‘방음’ 기술이다.

삼청동길을 치고 올라가면서 12채널로 튜닝한 렉시콘 오디오로 들려오는 ‘카잘스’의 첼로 배음이 또렷하게 들리며 명차의 기품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하체가 단단해진 점도 매우 만족스럽게 다가왔다. 독일차를 타보면 지나치게 딱딱한 세팅이 우리나라처럼 도로 포장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새로 포장된 도로에서 한국차 특유의 부드러운 세팅은 ‘맹수처럼 질주’하고 싶을 때 망설임을 던져주는 요인이다. BMW가 최근들어 ‘펀 드라이빙’을 일부 포기하고 핸들이나 하체 세팅을 다소 부드럽게 튜닝하고 있다면 현대차는 소비자들이 원하던 조금 더 단단한 세팅으로 바뀌었다. 독일차와 한국차가 서로의 다른 점을 벤치마킹(?)해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변하고 있는 시그널이다.

내려서 타이어 세팅을 봤다. 19인치다. 사실 차 길이가 5미터 안팎인 대형, 중대형차에는 20인치는 과하고 19인치가 지나치지 않아 좋다. 그래서인지 단단한 주행감은 그랜저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차량인 셈이다.

아슬란의 옆모습. 유선형 라인과 선형의 조화를 통해 안정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 ‘공간’을 다루는 마법사


쏘나타부터 그랜저까지 이어진 공간을 다루는 현대차의 예술은 아슬란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조수석을 멀치감치 뒤로 뺐음에도 뒷자석 레그룸이 충분하다. 수행비서가 운전하는 의전용 차량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얘기다. 특히 직선형 인테리어 설계로의 변화로 차폭이 더 넓게 느껴진다는 점도 강점이다.

트렁크가 넓어야 한다는 한국인의 ‘상식’은 아슬란에서도 그대로 통한다. 골프백 4세트와 보스톤백 4개를 여유있게 실을 수 있다는 점은 이 차의 가장 큰 자랑거리다. 수입차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최대 불만은 트렁크가 좁다는 점이다. 독일 브랜드는 트렁크 공간에 각종 안전장치와 전자장치를 배치해 트렁크 좌우폭이 좁다. 골프백 3개만 들어가도 좋다고 할 정도이니. 아슬란은 쏘나타부터 이어온 ‘트렁크 극대화’의 공간 창조를 이었다.

다만 요즘 고급차라면 대부분 장착되는 ‘오토 트렁크 록킹 시스템’이 없다는 점이 흠이라면 흠이다.

19인치 휠과 넓은 사이드미러, 헤드업디스플레이 등 첨단사용으로 무장한 아슬란의 주요 모습.
‘소프트웨어 안전사양 천국’.. 자가운전자를 위한 배려

아슬란이 자가운전 오너들을 위한 차라는 점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BMW가 처음 장착했던 헤드업디스플레이(HUD)부터 볼보가 만든 BLIS(사각지대경보장치), 벤츠의 트레이드마크 ‘차선이탈 경보장치’ 등 최첨단 안전사양은 빠진 것이 없다. 실제로 내비게이션과 연동된 HUD는 속도부터 목적지를 향한 방향 표시 뿐 아니라 속도위반 상황까지 정확하게 운전자를 리드했다.

독일차의 HUD가 불편한 내비게이션 덕분에 효용성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자체 내비게이션과 연동된 정보의 신뢰성이 매우 높다. 그랜저 오너인 부인도 HUD는 정말 부럽다고 감탄을 했을 정도다.

광각기능이 포함된 널직한 백미러도 아슬란의 장점으로 다가왔다. 혼다 어코드가 처음 국내에 들어왔을 때 시원시원한, 사각지대 없는 백미러가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아슬란 백미러는 어코드의 백미러를 능가(?)할 정도로 커서 사각지대 자체가 없는 듯 느껴진다.

‘안전을 디자인하는 볼보’가 처음 적용했던 BLIS는 비가 올때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지만 아슬란의 백미러에 노란 불빛으로 경고음과 함께 사각지대를 알리는 경고음은 신뢰도가 매우 높았다.

차선이탈 경보장치 테스트를 위해 남산터널을 지날때 일부러 실선을 밟아보니 핸들로 정확하게 진동이 전달됐다. 이 밖에 사용해보지는 않았지만 첨단 주차보조장치와 어댑티드크루즈콘트롤도 운전 편의성을 높일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이같은 안전사양은 운전기사를 위한 옵션으로 보기에는 차고 넘친다. 이 차가 오너 드라이브를 하는 임원들을 위한 차로 설계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데스크시승기-下] ‘아슬란’ 새내기 전무님의 선택 받으려면..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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