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030200)의 글로벌 전략이 차질을 빚는 대표적인 사례로 말레이시아 사업이 꼽히고 있다. 이 사업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 131km의 우회철도를 만들고, 철도통신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총공사비 1조4000억원, 통신망 구축에만 최소 300억 원이 투입된다.그런데 이 사업을 놓고 KT 팀장이 임원을 고발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KT 글로벌 영업본부 전 팀장인 박씨가 말레이시아 철도사업을 추진하던 중 직속상관인 김모 상무가 사업 진행을 방해해 회사에 수백억 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김모 상무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것.KT 팀장급 직원이 사업 문제로 상사를 검찰에 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 측은 말레이시아 사업이 초기 단계라 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박씨는 “KT가 전체 사업을 모두 할 순 없지만 개발사로 참가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었는데, 김모 상무가 다른 국내업체인 지플러스를 도와 불가능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때문에 삼성물산과 KT가 7월 6일 MOU를 맺었지만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 사업을 두고 지플러스라는 업체와 히스니아가라는 현지 컨설팅업체가 관여하고 있고, 별도로 KT와 삼성물산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KT 측은 큰 문제없다는 입장이나, 수의계약인 만큼 말레이시아 정부(UKAS)가 어떤 입장을 취할 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프로젝트가 발주된 것은 아니지만, UKAS에 대한 히스니아가의 영향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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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철 KT 스카이라이프 사장은 “‘닭모가지’ 문구는 내가 아이디어를 냈고 최고 임원회의에서 결정됐다”고 말했다.KT 안팎에선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회장은 2009년 1월 낙하산 논란 속에 KT 대표이사에 취임해 KT-KTF 합병을 이뤄냈고, 아이폰을 도입해 국내 통신시장 판도를 바꾸는 데 상당히 기여했다. 하지만 해외사업의 잇단 부진 속에 인사를 둘러싼 직원간의 소통마저 잘 이뤄지지 않아 국가대표 통신사를 바라보는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