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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모 대학교에서 근무하는 지방공무원으로, 2022년 6월 대학행정정보시스템의 학적사항을 조회해 B씨의 전화번호를 취득했다. 이후 같은 해 7월 늦은 밤 B씨에게 전화를 걸어 “남자친구가 있냐”, “남자친구가 없으면 잘해보려고 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B씨가 전화번호와 이름을 어떻게 알았는지 묻자 “신고할까봐 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서울시는 2023년 3월 A씨의 행위가 지방공무원법상 성실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정직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서울시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가 B씨의 의사에 반해 일방적이고 반복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했고, 이는 업무상 지위를 이용해 무단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악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늦은 시간에 만취 상태에서 이뤄진 행위”라며 “이는 공직자로서 품위에 걸맞지 않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판시했다.
다만 △발언 내용이 객관적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적 언동이라 보기 어려운 점 △불이익을 주거나 이익 공여를 조건으로 한 요구가 없었던 점 △평소 알고 지내던 관계가 아닌데다 B씨는 A씨가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했던 점 △직장이나 업무와 무관한 상황에서 일회성으로 발생한 점을 들어 성희롱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번 판결은 공무원이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사적으로 이용한 행위가 공직자로서의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엄중히 징계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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