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차관을 지낸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한미일 3국의 새로운 협력에 따른 한국정부의 외교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신 전 대사는 “중국과 절연하는게 아니고, 상호 존중과 이익에 입각한 관계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한미일 삼각협력에 대해 당장은 중국이 맘에 들어하지 않겠지만, 이는 일종의 과도 이행기에 나타나는 불가피한 마찰의 일환이라고 본다. 한중관계의 발전에 상호이익이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서 제 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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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신 전 대사는 “우리 국익에 맞춰 외교방향을 전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이 반발하더라도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며 “우리의 대중 외교 원칙은 분명하다. 한중관계도 발전시켜 나가려 한다는 점에서 미국에 ‘올인’은 아니다. 미국에 대해서도 우리 핵심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IRA(인플레감축법) 등에 대해서 할 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캠프데이비드 공약에는 3국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 도발, 위협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조율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3자 차원에서 서로 신속하게 협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이런 용어를 사용하다보면 우리 스스로 중국과 러시아를 차단하는 자기 실현적 예언이라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지금은 냉전과 비슷하지만 냉전과는 다른 미중 대립시대”라고 덧붙였다. 또 신 전 대사는 “블록으로 단절되었던 과거의 냉전을 연상시키는 신냉전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신 전 대사는 “우리 혼자 중국과 상대해야 했던것과는 달리 이제 3국은 반도체·핵심 광물 등의 공급망을 관리할 조기경보시스템(EWS)을 구축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등 협력해서 대응할 수 있다”며 “중국이 한국만 상대하는 것과 한미일이 뭉쳐서 대응하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다. 불만을 품은 중국의 경제 보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3국 연대로 더욱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해졌고 피해도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