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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날 오후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태풍 대비 잼버리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긴급 대체 플랜)’을 보고 받고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어 “태풍 ‘카눈’이 진로를 바꿔 이번 주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대통령은 스카우트 대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어제부터 관계 장관들과 플랜 B 논의에 착수했다”며 “‘컨틴전시 플랜’이란 스카우트 대원들의 숙소와 남은 일정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비상 대피 이동 계획에 대해 “대피 시각은 내일 오전 10시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라며 “대상 인원은 156개국 3만6000여 명이며, 버스 총 1000 대 이상을 동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숙소를 수도권에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전국 지자체의 협조를 통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 있지 않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행정 기관 및 민간의 교육 시설을 최대한 확보해 대원들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숙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숙소 마련 등을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6시 전국 시·도지사 회의를 통해서 협조를 구했다. 다양한 영외 활동 계획에 대해서도 함께 협조를 요청했다. 김 본부장은 “정부는 남은 4박 5일 동안 참가자들의 숙박과 잼버리 프로그램이 계속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로서도 세계스카우트연맹과 각국의 참가자들의 압박을 더이상 버티기 힘들었다는 분석이다. 역대 최대 규모인 세계 158개국의 청소년 4만3000여 명이 참가해 큰 기대감 속에 열린 새만금 잼버리는 정작 뚜껑을 열자 그간의 미숙한 준비가 금세 여실히 드러나며 실망감을 안겼다. 폭염으로 인해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고 벌레 등으로 인한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야영 여건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참가 청소년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하지만 제6호 태풍 카눈이 진로를 바꿔 한반도로 향할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는 결단을 내렸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의 다급한 마음을 새만금에 더이상 붙잡아 둘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이날 오후 정부 발표에 몇 시간 앞서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오늘 오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태풍 카눈의 영향이 예상됨에 따라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모든 참가자가 새만금 캠프장에서 조기 철수할 계획이라는 확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번 대피가 잼버리 대회 중단은 아니라고 밝혔다. 잼버리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날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원들이 새만금을 모두 떠나지만 잼버리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며 “숙소만 이동하는 것으로 오는 11일에 퇴영식도 가질 예정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