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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차 프랜차이즈 ‘카페 오가다’의 최승윤(35) 대표는 스물여섯 나이에 카페 창업을 시작해 10년 만에 100여개 가맹점을 거느린 회사로 키워냈다.
2009년 3개에 불과했던 오가다 매장은 현재 전국 104개(직영점 12개, 가맹점 92개)까지 늘었다. 내년에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도 매장을 낼 계획이다. 2010년 법인 설립 이후 매출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매출 역시 계단형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2013년 약 50억원이던 오가다의 매출은 2014년 70억원, 2015년 90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는 2017년에 비해 약 30% 증가한 113억원을 달성했다.
최 대표가 ‘성공한 청년 창업가’의 타이틀을 얻을 수 있던 것은 창업을 대하는 유연한 태도 덕분이었다. 그는 청년 창업을 ‘혼자 힘으로 키울 수 있는 화분’을 찾는 일에 비유했다. 처음부터 열매가 열리길 기대하며 욕심내어서도 안 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이라는 두려움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대학교 교내 메신저로 시작한 ‘페이스북’, 제프 베이조스의 차고에서 출발한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도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면서 “투자비용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가능성 있는 아이템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09년 서울시청 부근 6.6㎡(2평) 작은 공간에 ‘다섯 가지 아름다운 우리 차’ ‘오가다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을 가진 오가다 1호점을 냈다. 직원은 최 대표와 어머니와 직원 1명이 전부였다. 매장 문을 연 첫날엔 음료를 거의 팔지 못했을 정도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건강은 물론 맛도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2~3달 만에 시청 1호점은 줄을 서서 사먹는 곳이 됐다.
창업 아이템은 ‘덕후의 시각’으로 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오랫동안 접했거나 관심과 애정을 쏟을 수 있는 분야일수록 좋다. 커피 문화가 확산하기 시작하던 2000년대 초반, 대학생이던 최 대표가 창업 아이템으로 ‘한방차’를 생각할 수 있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차(茶)를 즐겨 드시던 어머니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물 대신 결명자 차를 마셨고, 집에서는 늘 한방차에 대한 책들을 접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전통차와 한방차에 대한 건강상의 장점과 기능에 대해 알게 됐다.
그는 “주변에 창업에 성공한 지인들 중에는 비누·양초 만들기를 취미로 몇 십년간 해왔던 사람, 수제맥주 만들기를 즐기던 직장인 등 평범한 사람들이 많다”면서 “자신이 소비자로서 느낀 지점을 창업 아이디어로 쏟아 부으면 그게 바로 시장 조사의 다른 방법인 셈이다. 덕후가 성공하는 시대라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가맹점주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에 관심을 쏟고 있다. 카페 프랜차이즈 사업 운영과 더불어 RTD(Ready To Drink) 형태 제품 출시 등을 통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대형 마트(이마트·코스트코), 편의점(GS25), 항공사(티웨이항공) 등 다양한 유통 채널로의 판로 확장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스트코에서 지난 설 명절 판매한 ‘오가다 차 선물세트’는 완판을 기록했다.
삼성그룹 계열사에 최종 합격하고도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최 대표는 10년 전으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더 이상 안정적인 직업은 없다고 본다”며 “오가다가 한국 대표 음료 브랜드로 거듭날 때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