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선취매 나서는 개미들.."IMF때 배웠다"

반등기대 개인 참여 증가..교포 자금도 유입
펀드보다는 직접투자 선호..대형우량주 관심
  • 등록 2008-11-16 오전 7:30:00

    수정 2008-11-16 오전 7:30:00

[이데일리 김경민기자] S증권사 투자분석팀장은 요즘 시장을 분석할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 설명회가 부쩍 늘었기 때문.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예전과 달리 개인 대상 설명회로 눈코 뜰새 없이 바빠지기는 마찬가지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개인 투자자 모시기 경쟁에 본격 돌입한 이유는 다름 아닌 개인들의 자금이 증시로 빠르게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거래비중(거래대금 기준)은 평균 64%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평균 50%에 비해 14%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9조원대를 기록하던 고객예탁금도 최근 1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급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인식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라면서 "외국인매도가 계속되고 있고 펀드자금으로의 유입이 둔화되고 있던 흐름을 고려할 때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세는 위축된 증시 수급여건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IMF의 추억`…급락을 기회로

개인은 특히 코스피지수가 떨어질 때마다 오히려 순매수를 강화하며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다(아래표 참고). 이러한 매매패턴은 이달 들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3, 14일 코스피지수는 3% 이상 하락했지만 개인은 이틀 동안 8400억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표상으로 늘고 있지만 실제 영업지점에서 체감하기에는 어떠할까. 증권사들은 지난달부터 신규계좌가 많이 늘고 있다면서 영업창구를 통해서는 개인고객들의 투자시점을 문의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한다.
(표 1)

곽상준 굿모닝신한증권 여의도지점 과장은 "미국과의 통화스왑 체결 이후 객장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 과장은 "주가가 반등하면서 어느 정도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인식과 함께 IMF때 폭락했던 종목들 중 일부 회생에 성공하며 큰 수익률을 기록했던 경험을 되살리며 신규로 계좌를 개설하거나 자금을 넣고 있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IMF 이후의 주가 패턴이 반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급락을 기회로 삼고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최근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해외 교포들의 자금이 유입된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환율이 상승했던 10월과 11월에 고객예탁금이 증가했다"면서 "달러-원 환율 상승을 통한 환차익과 주가급락에 따른 투자차익도 일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 우량 대형주 중심 직접투자로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는 개인매수자들의 큰 특징은 펀드보다는 직접투자로 눈길을 돌리면서도 안정성에 중점을 두고 우량 대형주에 관심이 높은 점.
 
지난달 개인의 순매수(금액 기준)가 집중된 종목은 대우조선해양(042660) 현대중공업(009540) 포스코 삼성중공업 현대제철 등의 순이었고, 이달 들어서는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삼성중공업(010140) LG전자 하이닉스 등의 순으로 순매수가 높았다. 

이경수 토러스증권 투자분석팀장은 "해외펀드에서 손실 난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펀드수익률 회복을 기다리기보다는 가격이 싸 보이는 우량주 직접투자를 통해 자금간의 이동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창빈 메리츠증권 반포지점 과장은 "객장의 분위기는 고액자산가보다는 펀드, ELS 등 금융상품에 싫증을 느낀 고객들이 소액자금으로 신규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할 때마다 점차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증권사들의 신용융자와 담보대출 축소 등의 이유로 최근 신용거래가 줄고 있어 안정적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윤회 대신증권 명동지점 대리는 "최근 들어 기존 계좌들의 신규자금이 들어오는 추세"라면서 "신용부분은 담보부족을 경험한 사람들이 많아 줄고 있는 추세"고 말했다.

특이한 점은 전체 고객 예탁금이 늘고 있는 가운데 대형 증권사의 고객예탁금 증가속도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 자금시장에 대한 불안감으로 안정성을 높이는 성향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수 팀장은 "증권사의 경우 예탁원에 주식이 있고, 펀드의 경우 자산운용사 건전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재무건전성 요건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으로 안정성을 추구하며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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