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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직원에겐 상간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송에서 저는 위자료로 1500만원을 지급받았고요, ‘그간 상대방의 부정행위에 대해 문제 삼지 않고, 외부로 발설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소송을 마무리했습니다. 이후 남편은 직장을 옮겼고, 별문제 없다고 생각하고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남편의 휴대전화에서 그 여자의 흔적을 또 다시 보게 됐습니다. 두 사람은 여전히 만남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휴대전화를 통해 그간 나눴던 메시지들, 또 제가 임신했을 때부터 수시로 모텔을 드나들고 함께 골프여행을 다녔다는 추가 사실까지 알게 됐습니다. 이전 상간소송 당시, 두 사람은 서로 연락만하고 성관계는 하지 않았다고 우겼지만 그때도 둘이 할거 다 하면서 지내던 사이였던 겁니다.
상대 여자에게 연락을 했더니 기막히게도 “한번 소송해서 위자료를 주지 않았냐”며 “이제 자신은 문제없다”고 큰소리를 치는 겁니다. 오히려 남편 휴대전화를 몰래 본 제가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화를 내는거예요. 여자의 말처럼 이전에 위자료를 받았다면 더 이상 소송을 못하는 건가요?
-이전의 부정행위 중 몰랐던 사실도 최근 발견된 건데요. 이 부분을 추가로 위자료 청구를 할 순 없을까요?
△판결이 이뤄지기 전의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위자료를 구할 수 없습니다. 법률적인 용어로 하면, ‘판결의 기판력’이라고 합니다. 소송 진행 중 조정이나 화해권고로 합의를 하면 이 또한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판결에는 ‘기판력’이라는 게 있는데요. 쉽게 말해 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판단을 받으면, 법원의 판단이 이뤄지기 전에 발생한 동일한 사유를 원인으로 판결에 반하는 새로운 주장을 하거나, 기존의 법원 판단에 반하는 청구를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전 소송은 서로 연락만 취한 것으로 1500만원을 받았는데요. 모텔까지 드나든 사실까지 추가했다면 위자료 금액도 더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사연자 입장에선 상당히 억울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하지만 사연자의 임신기간 중 이뤄졌던 부정행위에 대해 위자료를 청구해서 일단 판단을 받은 이상, 당시 남편의 부정행위에 대해서 추가로 어떤 사실을 알았다 해도 기존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새로이 위자료를 지급해 달라는 소송은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판결 이후에 이뤄진 행위에 대해서는 어떤가요?
△상간녀는 한번 판단을 받았으니 자신은 문제없다고 주장하는데요. 판결 및 조정 이후에 새로운 사정으로 새로 위자료를 구하는 것은 판결의 기판력에 반하지 않아서 위자료 지급을 구할 수 있습니다.
-남편의 휴대전화를 본 걸로 사연자를 처벌할 수 있다는 상간녀의 주장은 어떤가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1조 제49조에 따르면, 정보통신망에 의해서 처리, 보관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 누설한 자에 대해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연자의 남편이 위 법률에 따라 고소한다면, 벌금형 등으로 처벌될 소지가 있긴 합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고소를 하게 되면 부정행위 당사자들 본인들의 위자료가 높아질 수 있어 고소를 안 하는 경우가 많긴 합니다.
-사연처럼 다시 부정행위가 발생할 수도 있을 텐데요. 법적으로 이후의 불안을 대비할 방법이 있을까요?
△약속을 확실히 받는다는 의미에서 당초 조정할 때, 향후 유사한 불법행위가 있는 경우 금전으로 배상하는 합의를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소송 외적으로도 추후 동일한 행위가 있는 경우 일정금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각서는 당사자 간 합의로서 효력이 있습니다. 이러한 각서를 작성하게 되면 상대방 배우자 및 상간자에 대해 향후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심리적 압박수단이 되기도 하고 실제로 추후 부정행위가 새로이 발생하면 해당 약정에 따라 약정금의 지급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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