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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한 것은 원·달러 환율이 다시 오르면서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97.1원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7.8원 하락했지만, 지난달 1230원대까지 원·달러 환율이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이달 들어 다시 상승세다. 미국의 금리 인상기가 막바지에 왔다는 기대감이 잇단 경제 지표 호조에 꺾이면서 달러가 반등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가 51만7000개 증가하고 실업률은 3.4%로 낮아져 1969년 5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도 고용시장은 호조를 나타냈다. 강한 고용시장에 힘입어 소비는 증가했다. 미 상무부가 밝힌 1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3% 증가해 시장 전망치(1.9%)를 훌쩍 뛰어넘어 2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24일 발표되는 PCE 물가지수도 다시 올랐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문가 조사 결과 미국 1월 PCE 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5% 올랐을 것으로 예상됐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도 전월보다 0.4%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2월 PCE 물가지수가 전월보다 0.1%, 전년 동월보다 5.0% 각각 오르는 데 그치며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감을 키웠던 것에서 한 달 만에 다시 상승 폭 확대가 예상되는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양호한 소매판매를 확인한 후 긴축 스탠스가 유지될 것이란 분위기가 번지며 달러화 반등과 위험자산 기피현상이 확산됐다”며 “달러화 가치에 대한 단기, 중장기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맞춤형 투자전략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금리 인상이 더 진행되더라도 이미 정점에 가까워졌고 연준도 달러화 강세가 급박할 정도의 인플레이션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달러화가 잠시 방향을 틀고 있지만 지난해처럼 추세적 강세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외국인 매수세는 달러화 약세와 함께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기대감도 작용하는 만큼 중국 모멘텀이 정점을 기록하기 전까진 외국인 수급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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