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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과거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을 듣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카자흐스탄은 구소련으로부터 승계받은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전과 대규모 경제 지원을 받고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은 지난 1991년 12월 카자흐스탄 첫 민선 대선에서 당선된 뒤 통치를 이어오다 지난달 자진 사임했다.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에 “문 대통령께서 남북관계에서 어려운 과제를 용감하게 시작하셨다”며 “저는 모든 면에서 문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1991년 카자흐스탄이 독립하면서부터 카자흐스탄의 통합과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끌어 오신 초대 대통령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 지금 카자흐스탄의 GDP가 중앙아시아 전체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중앙아시아의 번영을 이끌고 계시다”며 “그와 같은 높은 경제성장 배경에는 자발적으로 핵 보유국 지위를 포기하고 경제성장을 선택한 초대 대통령의 결단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은 현재 한반도 비핵화의 모멘텀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은 “(비핵화가) 단순하지만 고귀하고 좋은 것이다. 우리는 핵을 포기하면서 신뢰를 얻었다”며 “지금 지연하게 되면 힘들어진다. 오늘 인류가 결정해야 할 것은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은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경제 협력 확대를 당부했다.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은 “우리는 모든 국제무대에서 같이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경제 관련해서 현직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다 대규모의 프로젝트를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은 “우리는 화력발전소를 짓기로 했는데 환경적 관점에서 달라져 그 자리에 원전을 건설하는 것을 생각 중에 있다. UAE에서 한국이 원전을 짓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알마티에 현대자동차가 자동차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한다는 소식이 있는데 반갑다. 기업의 큰 프로젝트를 IT분야나 의료분야에서 확대하면서 한국이 카자흐스탄을 전 분야 산업의 기지로 활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철도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도 제안했다.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으로도 카스피해 쪽으로도 철도가 개설되었는데, 우리를 통하면 유럽으로 갈 수 있다”며 “이 분야에서도 큰 협정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나자르바예프가 원전 분야 협력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한국의 원전에 대해 높이 평가해주셔서 감사하다. 한국은 40년간 원전 운영해오면서 높은 실력과 안정성을 보여주었다”며 “UAE 1호기를 사막 지대에서도 공사기간 내에 완료할 수 있었다. UAE는 한국 원전 기술을 높이 평가했다. 여러 나라에 홍보하는 효과도 있었다. 앞으로 카자흐스탄에서 추진하면 한국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과 면담 뒤 친교만찬을 진행했다. 이날 만찬에는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의 장녀인 다리가 나자르바예바 상원의장도 함께 참석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친교만찬을 끝으로 지난 16일 시작된 7박 8일간의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 일정을 모두 마쳤다. 문 대통령은 23일 오전 귀국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