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도이치뱅크가 ‘인더스트리 업데이트 보고서(2017년 6월 6일자, Deutsche Bank Market Research Paper)’를 통해 한국 정부의 통신시장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에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가치가 약 42% 저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도이치뱅크는 인위적인 요금인하 시 사업자들은 비용구조를 변화시킬 것이며 이는 결국 최종이용자들의 편익 감소를 유발할 것으로 우려했다.
기본료 폐지 같은 일이 현실화되면 사업자들은 단말기지원금과 유통수수료를 포함하는 마케팅비용을 축소하게 될 것이며 단말비용 증가를 초래해 실질적인 요금인하 효과를 반감시킬 것이란 의미다.
통신사들의 비용 절감 과정에서 통신서비스 품질저하가 발생할 수 있으며, 5G 서비스 지연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SK텔레콤의 자기자본이익율(ROE)추이(출처: 도이치뱅크). 8.5% 수준(하이닉스 수치 보정)이며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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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시장 개입 이유로 ‘과도한 이익’을 문제 삼지만 과도한 이익은 영업익이 아닌 자기자본이익율(ROE)을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가장 영업익이 많은
SK텔레콤(017670)의 경우 ROE는 전체적으로 8.5%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낮은 ROE는 한국 통신사에 위협요인이며, 기본료 폐지시 투자자들의 관심(투자유인)도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가계지출 내 통신비의 비중 역시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며, 한국의 통신서비스 사용량이 많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OECD 주요국과 비교할 경우, 2015년 한국의 통신비 지출은 가계지출의 3.9%로 8위 수준이며, 2011년의 4.2%(4위)에서 하락했다는 것이다. LTE 출시 이후 OECD 국가들의 통신비 비중이 3.1%에서 3.4%로 상승한 가운데, 한국의 통신비 비중 하락은 주목해야할 현상이라고도 했다.
| ▲국가별 GDP 대비 통신산업 시가총액 비중(출처: 도이치 뱅크)
국내 통신3사의 GDP 대비 통신산업 시가총액 비중(2.2%)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도이치 증권은 한국 통신사는 규제로 인해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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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뱅크는 중국의 경우 통신사들이 국영기업이어서 규제기관 개입은 자연스럽지만 한국은 모두 민간기업인데 정부(미래부) 스스로 요금을 규제할 근거가 없다고 밝히면서도 간접 규제를 지속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본료 폐지 등 인위적인 요금인하 강행 시 사업자들은 최악의 경우 사업을 청산할 수도 있다고 봤다.
요금인하 이후에도 정부 개입에 의해 투자나 마케팅비용 지출을 유지하게 만든다면 통신사 ROE가 급격히 하락하게 되며, 더이상 사업의 지속이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는 걸 의미한다는 것이다.
도이치뱅크는 정부가 택할 수 있는 옵션으로 ▲알뜰폰 활성화(직접적인 개입을 줄이고 요금경쟁을 활성화)▲결합상품 활성화를 통한 소비자 부담 경감 ▲정부 주도로 5G 신규 사업자(제4이통) 진입 유도 ▲정부가 이통사의 지분 확보 후 요금인하 등을 언급했는데, 정부의 지분 확보는 정부가 요금을 내릴 수 있는 근거를 만들 수 있으나 요금을 내리면 증세 이슈가 발생해 가능성이 낮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