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이모군은 가스폭발 사고로 전신화상을 입었다. 기증받은 피부를 이식받아 사고 8개월만에 왼손으로 가볍게 주먹을 쥘 수 있게 됐다. 그는 키가 자랄 때마다 다시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의료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피부나, 뼈, 혈관 등 인체조직의 활용도가 넓어지고 있다. 인제조직은 화상, 스포츠손상, 굴육종, 골수염 치료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하지만 인체조직 기증에 대한 무관심으로 환자들은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인체조직 공급은 사후 기증을 통해 이뤄지는데 시신훼손에 따른 거부감, 홍보 부족 등의 영향으로 기증문화가 좀처럼 확산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 백만명당 인체조직 기증자 수는 3명으로 미국의 1/40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은 133명, 스페인은 58.5명, 호주는 19.5명에 이른다. 장기기증에 비해서도 턱없이 적다. 국내 인체조직 기증 희망등록자 수는 6월말 현재 13만5254명으로 장기기증 희망자 92만2471명의 7분의 1 수준이다. 실제 인체조직을 기증한 사람수도 895명으로 장기기증(3909명)의 4분의 1에 그쳤다.
한편 최근 들어 의료인을 중심으로 인체조직기증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의사협회는 지난 21일 임원 20여명이 국내 의료인 단체 최초로 인체조직 기증을 결정했다.
노환규 의사협회 회장은 “한 사람의 인체조직기증을 통해 100명 이상에게 사랑의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난다”면서 “의사는 인체조직을 활용하는 입장으로서 더욱 인체조직기증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