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보 ‘무제’(사진=노블레스컬렉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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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쇼핑카트’를 보고 즐겁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빈 카트만도 흥분지수를 높이는데, 그 속에 상품까지 꽂혔다면 심박수는 증가하게 마련이다. 물론 그 카트가 무사히 계산대를 통과하는가는 또 다른 문제지만. 작가 노보(본명 강정은·40)의 작업이 그렇다. ‘무제’(2021)처럼 그림 한 점 놓고 말 섞을 일을 여럿 만든다. 누구나 다 겪고 사는 일상의 풍경이고 사물의 기억이라 가능할 터.
작가는 주변을 섬세히 관찰해 얻게 된 ‘감정’을 독특하게 꺼내놓는다. 그 감정이란 게 작가의 것뿐만 아니라 때론 사물의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만큼 얽힌 사연을 붓으로 그리는 것에 더해 정물 혹은 풍경까지 오려 붙이는 콜라주로 곁들여내는 거다.
그로 인해 깨진 회화의 정석, 가령 망가질 수밖에 없는 원근·공간감 등에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난 자주 풍경이 정물 같고 정물이 풍경 같은 그런 모습을 마주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이런 ‘헷갈림’ 덕에 보폭도 넓어졌다. 한국인 최초로 나이키와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했고 이후에도 아모레퍼시픽·라네즈, 삼성 등과 협업을 통해 작품과 자신을 알렸다.
2월 11일까지 서울 강남구 선릉로162길 노블레스컬렉션서 여는 개인전 ‘흥분하지 않을 이유 없음’(No Reason Not To Be Excited)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혼합재료. 130.3×162.2㎝. 작가 소장. 노블레스컬렉션 제공.
| 노보 ‘무제’(2021), 캔버스에 혼합재료, 91.0×116.8㎝.(사진=노블레스컬렉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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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보 ‘무제’(2021), 캔버스에 아크릴, 130.3×162.2㎝(사진=노블레스컬렉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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